
청소년들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금융권이 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를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자사 은행서비스에 익숙해지도록 해 미래의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고 나아가 이들의 부모까지 잡겠다는 취지다.
우선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BC카드와 함께 만14~18세 청소년 전용 선불 서비스인 '우리 틴틴'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은행계좌가 없는 청소년도 우리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WON뱅킹'을 통해 선불용 가상계좌와 결제용 선불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신한카드와 함께 1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신한 밈(Meme)'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특화 금융플랫폼 ‘리브 넥스트(Liiv Next)’를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이 선보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체험형 금융플랫폼 '아이부자'는 최근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4대 시중은행보다 먼저 청소년들을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며 많은 고객을 확보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을 넘어 일상생활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로 영역을 넓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만 14~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미(mini) 생활'을 출시했다. 이용자가 미니 생활에 학교, 학년, 반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급식표와 시간표가 업데이트된다. 또 식단에 ‘좋아요’를 누르면, 그 급식이 나오는 당일 오전 알림을 받을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교통카드와 온·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탑재한 ‘미니’ 서비스를 청소년에게 제공해 왔다. 5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77만 명이며, 카카오뱅크는 3분기 내 연령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스가 운영 중인 어린이·청소년 선불카드 ‘유스 카드’는 지난 4월 누적 발급량 1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유스 카드의 흥행과 함께 토스의 만 7세~18세 이하 고객은 194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토스는 송금, 선불카드와 급식·시간표를 볼 수 있는 기능 등이 담긴 '틴즈'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최근 청소년이 직접 주식 투자를 경험할 수 있는 모의투자 제품도 출시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는 금융소비자의 연령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용에 익숙한 청소년들을 선점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락인(lock-in)효과'를 노리고 나아가 부모들이 자녀에게 카드 등 지급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타 은행으로 이탈하는 것까지 막으려는 전략인 셈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은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에 소구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서비스 대상 연령이 통상적인 만 14세에서 그 이하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권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서비스 및 마케팅 방향성을 명확히 해 14세 이하 미래 손님까지 확대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