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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간부도 주가조작 가담…살얼음판 걷는 여의도

증권사들 연루 직원 있는지 자체 확인 중
업계 "내부통제 미흡한 증권사도 책임" 지적

 

검찰이 소세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의 핵심 배후로 지목된 호안투자자문 대표 라덕연 씨의 주가조작 행위에 현직 증권사 간부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면서 증권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추가 가담자가 밝혀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에 연루된 직원이 있는지 선제적인 확인에 나섰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지난 3일 H증권 부장인 한 모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씨는 H증권의 영업점에 근무하며 라 씨 일당의 시세조종 행위와 관련된 계좌를 관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라 씨 일당에게 고객의 투자금 130억 원과 증권계좌 등의 대여를 알선하는 대가로 수억 원을 챙겼다는 것.

 

H증권은 약 2주 전 한 씨가 수사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대기발령을 내린 상태다.

 

증권가는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라 씨 일당과 연관된 증권사 직원이 더 적발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시세조종에 가담한 직원이 있는지를 자체적으로 파악하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앞서 '채권 돌려막기' 등으로 금융당국의 검사 대상에 올랐던 만큼,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확인하려는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로 증권사 직원이 라 씨 일당에 연루됐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없다"면서도 "가담한 증권사 직원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이 시세 조종에 가담한 사건은 근무하면서 처음 볼 정도로 흔하지 않다"면서도 "증권사 직원이 수사받으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금감원이 오는 5일 업무 관행 개선 등을 주문하기 위해 증권사 사장단을 소집하자, 업계는 대다수의 증권사 사장들이 대리인을 보내지 않고 직접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 씨의 행위는 개인 차원의 일탈이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소속 증권사 또한 내부 통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사의 관계자는 "주가조작 사건에 현직 증권사 간부가 직접 가담한 것은 업계에 지금보다 더욱 강도 높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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