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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획] 내 가족 같은 마음으로 구성원과 함께 하며 꿈을 키우고 있는 '수리초등학교'

'우거진 수풀을 한 그루의 작품으로' 김영호 당직기사
'아이들의 얼룩진 마음도 깨끗하게' 윤영숙 시설미화원
‘모두가 아이들의 담임선생님’ 수리초 교육공동체

 

배움이 즐겁고 나눔으로 행복한 참삶을 가꾸어 나가고 있는 학교가 있다.

 

군포시 수리산 자락에 있는 ‘수리초등학교’는 1994년 설립돼 전교생 190명, 선생님 16명과 열댓 명의 교직원이 가족같이 모여 원활한 화합과 소통으로 화목한 학교생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함께 배움학교, 행복 나눔학교, 풀꽃 민주학교’라는 교육 방향에 들어 있듯 수리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고 나누면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미래 교육을 가꾸어 가고있다.

 

사계절 숲속 학교, 계절 놀이학교라고 불리는 학교 주변에는 푸른 녹음이 학생들에게 에너지를 선사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연의 정기를 받아 끼와 적성을 키워가며, 창의 인성 덕목을 배우고 있다.

 

 

학생 자치회 주관으로 진행된 음악 버스킹 공연, ‘의형제 의자매의 날’ 등은 2023년 1학기 학생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버스킹 공연은 학생자치회가 기획해 이틀간 점심시간에 피아노 연주, 노래, 댄스, 음악 줄넘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개성 넘치는 무대를 펼쳤다.

 

사회를 본 김민서 양(13)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노력했는데 멋진 무대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학년의 공연이든 힘찬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수리초등학교는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친구 사랑을 실천하며, 의형제 의자매와 애교심을 갖고 생활하기 위해 ‘럽수리 사진 공모전’을 열었다.

 

행사에 참여한 이서율 양(13)은 “친구들과 학생 자치실에서 ‘인생네컷’처럼 다양한 소품을 활용하여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니 특별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리초등학교는 교육 방향을 ‘주도성’에 두고 학생 자치회와 다양한 자율 동아리를 개설해 운영하고 학교 개선점을 적극 건의하는 등 쌍방향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김성화 교사는 “기획의 주체는 학생들임을 잊지 않고 학생들이 즐거우면서도 배울 수 있는 활동 요소를 빠트리지 않고 기획했다”고 전했다.

 

 

◆ ‘우거진 수풀을 한 그루의 작품으로’ 김영호 당직 기사

수리초등학교 학생들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교내 여러 곳을 담당하는 교직원에게 든든한 도움을 받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 이외에 진심으로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교 이곳저곳을 돌보며 가꾸고 있다.

 

학교의 당직 기사를 맡고 있는 김영호 기사의 또 다른 직업은 학교 정원사다.

 

김 기사는 모두가 가고 비어 있는 학교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교정에 교화와 교목을 다듬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교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학생들은 김 기사에 대해 “늘 아름답고 멋진 꽃과 나무를 만들어주셔서 등굣길이 즐겁다”고 전했다.

 

 

◆ ‘아이들의 얼룩진 마음도 깨끗하게’ 윤영숙 시설미화원

2022년 여름 방학식, 무더운 날씨에 궂은 땀을 흘리며 윤영숙 시설미화원이 운동장, 화단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한 2학년 학생이 운동화 한 짝을 잃어버려 슬퍼하고 있자 학교 구석구석을 잘 아는 윤 미화원이 발 벗고 나섰던 것이다.

 

학교의 복도, 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얼룩진 마음도 청소하는 윤영숙 미화원이 있다.

 

윤 미화원은 매일 아침 누구보다도 일찍 출근해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는다.

 

또한 아이들 얼굴과 표정을 살피며 관심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기를 북돋워 주는 말, 마음을 도닥여 주는 말을 해주기도 한다.

 

윤 미화원은 “오랜 시간 본교에서 근무하니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아이들의 특성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틈날 때마다 학습준비물을 챙겨 학생들이 쓸 수 있도록 해 주고, 학교행사 이후에는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 교직원들 사이에서 그녀의 부지런함은 존경스러울 정도라고 한다.

 

오늘도 윤 미화원은 복도, 학생 자치실, 시청각실, 화장실 등 어느 곳 하나 아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열심히 쓸고 닦으며 애정 어린 손길로 학교를 빛나게 만들고 있다.

 

윤영숙 미화원은 “나 한 사람이라도 더 거들어야 선생님들이 편안하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소박하게 말했다.

 

 

◆ ‘모두가 아이들의 담임선생님’ 수리초 교육공동체

9학급 작은 학교인 수리초 선생님들은 업무량이 다른 학교에 비해 상당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활동이라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가고 있다.

 

교육 활동과 관련된 공문을 찾아 서로에게 추천하고 신청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등 선생님들은 어려운 일은 서로 돕고 격려해주며 함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한 교사는 “작은 규모의 학교라 전교생이 한눈에 보여 전교생이 내 아이처럼 애틋하다”며 “수리초에 근무하는 모든 분이 내 아이처럼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니 교육공동체 모두가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이다”고 말했다.

 

박영혜 교장은 “수리초등학교는 천상의 소리를 담은 오케스트라다”며 “조직에 대한 사랑과 배려, 희생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가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와 헌신을 아끼지 않는 교육공동체가 있기 때문이다”며 “오늘의 수리초등학교를 있게 해준 분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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