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호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 아쿠아메탈스(AQUA METALS)의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전처리(폐배터리 중간재 생산)에 이어 후처리(원자재 추출) 기술까지 확보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율호는 지난 19일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배터리 재활용 기업 아쿠아메탈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500만 달러(약 63억 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통해 율호는 아쿠아메탈스의 2대 주주에 오른다.
율호는 이번 투자에 이어 아쿠아메탈스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추가 투자는 조인트벤처 설립 시점과 미국 및 글로벌 시장 진출 시점에 맞춰 단계별로 추진된다.
아쿠아메탈스는 배터리 재활용 후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폐배터리에서 고순도의 유가금속(원자재)을 모두 회수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최소한의 화학물질만으로 물과 전기반응을 통한 친환경 추출 방식이 핵심기술이며, 73개 글로벌 특허와 출원 중인 43개의 라이센스를 통해 후발주자의 추격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율호 관계자는 “아쿠아메탈스의 아쿠아리파이닝(aqua refining) 기술은 그간 폐배터리 후처리 산업의 발목을 잡았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기존 업체들의 방식인 파이로(pyro)제련, 표준습식제련(hydro process) 대비 각각 99%, 96% 화학폐기물 및 탄소를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인해 율호는 아쿠아메탈스의 친환경 후처리 기술을 자회사인 율호머트리얼즈에 이식할 수 있게 됐다.
후처리 전문 기업인 아쿠아메탈스가 율호와 함께 일하게 된 이유는 율호의 높은 전처리 회수율 때문이라는 게 율호 측 설명이다. 배터리 재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 회수율인데, 현재 미국 리사이클링 업계 기술은 전처리 과정에서 상당 부분 원재료가 소실돼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원재료 비율이 높지 않다.
앞서 지난 7일 양사는 아쿠아메탈스 본사에서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배터리 리사이클링 활성화를 위해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후처리 기술 이전 ▲한국 내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설립 ▲상호 간 이사회 합류를 통한 경영참여 ▲공동 사업권 확대 및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 등이다.
율호 관계자는 “지난 4월 아쿠아메탈스와 기밀유지 협약(NDA)을 체결하고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양사는 각각 전처리, 후처리 분야의 강자인 만큼 이번 투자로 인한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