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무장한 '로보트 태권V'는 일본의 '마징가Z'에 대적할 만한 우리의 자존심이었다. '로보트 태권V', '우뢰메' 시리즈의 김청기(63) 감독이 이번엔 '광개토태왕'으로 또 한번의 영웅 만들기에 도전한다.
3D 애니메이션 영화 '광개토태왕' 제작발표회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경기도에 위치한 제작사 토토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김 감독을 만났다. 특유의 검은 뿔태 안경을 쓴 김 감독은 고구려와 광개토태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 어려서는 백제와 신라를 몰랐어. 고구려 역사를 알고 자랐다고. 그런데 어느날 보니까 사람들도 고구려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고구려 역사가 거의 없더라고. 광개토태왕이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인물인데도 말이야."
옆쪽에 앉아있던 토토엔터테인먼트 김춘범 대표와 조명화 제작본부장은 "사람들이 요즘 고구려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니까 갑자기 '광개토태왕'을 제작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말을 거들었다.
"이 작품은 4년 전부터 기획에 들어갔어요. 간도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간도 문제를 건드리기 전에 먼저 고구려 역사, 광개토태왕을 인물전기로 만들어야겠더라고요."(조 제작본부장)
"그래서 2년 전에 먼저 데모를 만들었어요. 2002년에 우수콘텐츠로 상도 받았어요. 이번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줄 5분짜리가 바로 그 때 만들었던 데모에서 음향만 조금 손본 것 그대로에요."(김 대표)
어느덧 앞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 중반에 접어든 김 감독은 제작비 180억원 규모의 초대형 애니메이션의 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 "용단이었다"라고 말했다. 머릿속에서 언제나 재미있는 소재를 찾고 있던 그에게 광개토태왕 이야기는 '이 시대에 와서 정말 꼭 하고 싶었던 소재'였던 것.
"우리 아이들이 충분히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영웅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 거야. 서양에 알렉산더가 있고 동양에 칭기즈칸이 있다면 광개토태왕 역시 이들과 동급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극장용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흥행요소를 넣고 방송용 드라마는 고구려의 역사를 충분히 고증해 교육적인 면을 강조할 생각이야."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역사공부를 많이 했다는 그는 고구려의 전쟁은 다른 전쟁과는 달리 전략과 전술에 의해 움직이는 전쟁이었다고 설명했다. 광개토태왕은 말이 끄는 전차를 타고 다녔고 전투병들은 징이 달린 신발을 신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전쟁 장면과는 아주 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내가 10년 전쯤에 활동을 쉬었잖아. 10년전만 해도 기술이나 자본이 아이디어를 쫓아가지 못했어. 그런데 지금은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고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잖아. 그런데 어떻게 흥분이 되지 않겠어?"
그에게 3D 애니메이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3D 개념이나 중요한 기술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는 그는 "물론 더 배워야지"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젊은 사람들에게 맡기고 연출자로서 총감독의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늘 은퇴작은 별주부전 같은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던 김 감독에게 혹시 이 작품을 은퇴작으로 생각하는지 물었다.
"지금까지 만들었던 작품이 모두 내게는 큰 자산이니까 그것들을 바탕으로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만들 거야. 그런데 은퇴작이라고는 말 못하겠어. 이 작품이 성공하면 그 다음 작품을 또 만들 수 있지 않겠어?"
그의 역작 '로보트 태권V'를 3D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드는 `부활 프로젝트'와 복원사업도 각각 진행 중이다.
"'부활 프로젝트'는 지금 제작사에서 다른 일들을 하느라고 자꾸 늦어져. 그렇다고 마냥 늦어지게 할 수는 없지. 복원사업은 이제 성우녹음에 들어가. 그 당시 음색에 가깝게 다시 녹음 하는 거지. 참 새롭기도 해. 벌써 강산이 3번이나 바뀌었잖아. (웃음) 내년 봄이면 그 때 그 '로보트 태권V'를 극장에서든 DVD로든 그대로 다시 볼 수 있을 거야."
애니메이션은 거의 다 찾아본다는 그는 최근 본 것 중에 '슈렉 1ㆍ2'편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은 극장에서 나오면 불쾌한 기분이 들 정도로 남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처럼 구석구석까지 모두 움직이느라고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거든. 너무 돈자랑 하는 것 같고 편집의 달인의 느낌이 나서 인간적인 냄새가 없어"라고 말했다.
"'광개토태왕'은 우리 색깔을 넣어서 만들 거야. 미국이나 일본의 스타일로는 승부를 볼 수가 없어. 그네들이 맛보지 못한 내용과 색감, 정서로 보고 나서도 흐뭇한 영화로 만들 거야. 전세계 사람들이 다 보게끔 하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