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한 가운데 교육 당국의 미흡한 대처로 학교 현장에는 혼란이 빚어졌다.
4일 교사들은 서이초 희생 교사 49재를 맞아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명명하고 서울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추모제를 진행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5만 명, 경기도에서는 2만 명의 교사들이 이번 추모제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사들은 추모제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연가 및 병가를 내며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하는 ‘우회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단축수업이 실시되는 등 학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수원시 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 다수가 휴가를 내 수업 운영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감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생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는 우회 파업에 참석하고자 교사들이 단체 휴가를 내며 자리를 비웠고 결국 교무부장 1명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강당에 전 학생들을 모아두고 단체 수업을 진행하는 등 곤욕을 겪기도 했다.
이에 이날 추모제가 미리 공지가 돼 교사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달 23일 서한문을 통해 “교사들이 교권을 위해 수업을 멈추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학교에 남아있길 요청했다.
교육부도 “집단행동은 사실상 파업하는 것으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며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은 교사들에게 경고만 할 뿐 인력 배치에 나서거나, 임시휴업일로 지정하는 등 집단행동으로 인한 수업 공백 대응책은 일절 마련하지 못했다.
경기도의 한 교감은 “이미 예견된 집회에 참석 자제를 요구하거나 징계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부질없는 조처”라며 “미리 교사 공백 현황을 조사해 조기에 학교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하는 것이 우선됐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