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2 (일)

  • 구름많음동두천 10.3℃
  • 맑음강릉 9.7℃
  • 구름많음서울 11.5℃
  • 맑음대전 12.8℃
  • 맑음대구 9.7℃
  • 맑음울산 12.2℃
  • 맑음광주 11.8℃
  • 맑음부산 13.3℃
  • 맑음고창 11.2℃
  • 맑음제주 10.5℃
  • 구름많음강화 11.9℃
  • 맑음보은 2.8℃
  • 맑음금산 11.4℃
  • 맑음강진군 5.3℃
  • 맑음경주시 5.1℃
  • 맑음거제 9.4℃
기상청 제공

엘 그레코 사랑으로 똘똘 뭉친 크레타 사람들

르네상스 시대 매너리즘 미술의 거장 엘 그레코의 초기작 ` 그리스도의 세례'가 그리스의 크레타 섬으로 돌아오게 됐다.
목판에 그려진 가로 23.7㎝, 세로 18㎝의 이 유화는 세잔과 피카소, 잭슨 폴록 등 20세기 거장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엘 그레코 특유의 화풍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지난해 발견돼 미술사가들을 흥분시켰다.
스페인 서부의 한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소장자가 일반인을 상대로 소장품 감정을 해주겠다는 크리스티 경매소의 광고를 보고 19세기 중반부터 집안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굴러다니던 이 그림을 봉투에 넣어 가져왔고 곧바로 엘 그레코의 진품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이 8일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가를 훨씬 넘는 152만1천 달러(약 16억8천만원)에 크레타 섬의 이라클리온 시에 팔렸다.
특기할 만한 점은 크레타 주민들이 합심해 거액의 작품 구입비를 모금했다는 사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기업이나 각종 단체는 물론 학생들까지 코 묻은 용돈을 모았고 교회 성직자들도 설교를 통해 신자들에게 모금을 독려했다.
50만 명을 넘는 크레타 주민이 이처럼 한데 뭉친 것은 엘 그레코가 크레타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스페인 출신으로 널리 오해되고 있다는 점 때문.
주민들은 이 같은 오해를 바로잡고 세계미술사에서 우뚝한 엘 그레코의 출생지가 크레타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작품 구입비 모금활동을 총지휘한 마놀리스 바실라키스는 "엘 그레코는 크레타섬이 배출한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스페인 출신으로 잘못 알고 있는 데 대해 주민들이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크레타 주민들은 14년 전에도 모금활동을 벌여 엘 그레코가 목재에 오일과 탬페라로 그린 `시나이 산 풍경'이라는 작품을 사들인 바 있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작품은 엘 그레코 특유의 잡아 늘인 듯 길쭉한 형체와 밝은 색채를 보여주고 있는데 엘 그레코가 크레타섬을 떠나 스페인으로 건너가기 전 베네치아에서 활동하던 1567-1570년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폴로스란 이름으로 크레타에서 태어난 엘 그레코는 베네치아로 건너와 티치아노, 미켈란젤로 등 거장들 밑에서 수업한 뒤 훗날 스페인 톨레도로 활동무대를 옮겨 그 곳에서 `그리스인'이란 뜻의 이름 `엘 그레코' 로 불렸다.
크리스티 측은 이번 경매작품이 "경이롭고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이라며 "엘 그레코가 고유의 스타일을 개발하고 있던 특별히 의미있는 시기의 희귀작"이라고 평가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