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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시작엔 우리가 있었다…쇼 뮤지컬 ‘시스터즈’

80년 전 걸그룹의 시초 ‘저고리시스터’ 등 6개 걸그룹 이야기
박칼린 연출 “과거 없는 미래 없다, 선배들 기억해주길”

 

뉴진스, 블랙핑크, 소녀시대…. 한류를 이끌고 있는 K-pop 걸그룹에도 시작이 있었다. 1939년 이난영, 박향림, 이화자 등으로 구성된 ‘저고리시스터’, 김숙자, 김애자, 이민자로 이루어진 ‘김시스터즈’, 윤복희의 ‘코리안키튼즈’, ‘이시스터즈’, ‘바니걸스’와 ‘희자매’다.

 

걸그룹이라는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해온 여성들을 만나는 쇼뮤지컬 ‘시스터즈’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박칼린 연출로, 1930년대 일제강점기 활동한 ‘저고리시스터’부터 가장 최근까지 활동한 인순이를 배출한 ‘희자매’까지 걸그룹의 역사를 돌아본다.

 

극은 쇼 뮤지컬인 만큼 사회자의 걸그룹 소개로 시작한다. 걸그룹이 결성된 계기나 대표곡이 탄생한 계기, 무대 뒤 이야기가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로 함께 펼쳐진다. 타고난 끼와 노력이 만든 걸그룹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한국 역사와 함께 대중을 울고 웃긴다.

 

우리나라 걸그룹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저고리시스터’는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이난영이 리더인 걸그룹이다. 민족 음악인 ‘아리랑’마저 금지된 일제강점기에 ‘처녀합창’에 아리랑을 섞어 부르며 민족의식을 고취시킨다.

 

 

이난영의 딸 김숙자, 김애자, 조카 이민자로 이루어진 ‘김시스터즈’는 1953년에 미8군에서 데뷔해 미국으로 건너가 ‘Charlie Brown’을 부른다. 라스베가스에서 현재 우리 돈 1억 7000만 원이라는 주급을 받으며 활동했고, ‘에드 설리번 쇼’에 22번이나 출연했다.

 

배고픔을 이기며 노래를 불러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었던 윤복희의 ‘코리안키튼즈’도 있었다. 유랑 극단 단장 윤부길의 딸로 태어난 윤복희는 6살 때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섰다. 이후 미8군 부대에서 ‘What'd I Say’를 부르며 미니스커트를 유행시켰다.

 

 

많은 걸그룹이 미국에서 활동한 것과는 다르게 한국엔 ‘이시스터즈’가 있었다. 김천숙, 김희선, 김상미로 이루어진 화양 소속의 걸 그룹 ‘이시스터즈’는 ‘울릉도 트위스트’를 부르며 민중의 애환을 달랬다. 많은 CM송을 녹음하는 등 대중가요의 한 획을 그었다.

 

쌍둥이 걸그룹 ‘바니걸스’도 있었다. 길쭉한 몸매와 토끼같이 귀여운 얼굴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고재숙, 고정숙은 ‘하필이면 그 사람’을 부르며 각종 방송상을 휩쓸었다. 언니 고정숙이 죽고 다시 일어서려는 상황에서 고재숙의 독무는 쓸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인순이가 탄생한 걸그룹 ‘희자매’의 역사도 볼 수 있다. 숫기가 없던 인순이에게 걸 그룹 제의가 들어온다. 출연료 갈등으로 한차례 위기를 겪은 인순이는 관객의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진심이 생긴다. ‘거위의 꿈’ 등으로 대한민국 최고 가수의 반열에 오른다.

 

80년 전 대한민국 걸그룹의 모습은 열정적이며 그 누구보다 반짝인다. 자칫 잊힐 수 있는 과거 노래들도 배우들의 헌신적인 열창으로 재탄생된다. 한류를 이끌고 있는 걸그룹의 모습을 보며 과거에도 우리나라를 빛낸 걸 그룹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난 13일 서울시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가진 박칼린 연출은 “과거 없는 미래는 없다”며 “과거에도 걸출한 여걸들이 있었고, 선배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인조 밴드와 주연, 단역을 맡은 11명의 배우들은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내며 걸 그룹의 역사를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뮤지컬을 보면 잊을 수 없는 그들의 노래와 이야기는 오늘날의 걸 그룹에게도 영감을 준다.

 

유연, 신의정, 김려원, 선민, 하유진, 이예은, 정유지, 정연, 이서영, 홍서영, 황성현 배우가 출연한다.

 

걸그룹의 역사를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쇼 뮤지컬 ‘시스터즈’는 11월 12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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