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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가짜 평화’

 

잠깐 시계를 2018년으로 돌려 보자.

4월,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함께 걷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6월 싱가포르에서의 트럼프-김정은의 역사적 만남, 9월에는 문-김의 평양시내 카퍼레이드와 능라도 5.1경기장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모습, 다음 날 백두산 정상에서 두 정상이 함께 손을 쳐드는 감격, 우리는 잠깐이나마 남북통일이 꿈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 이상하게 꼬여 가는 북미관계를 보면서 불안감을 느끼다, 이듬 해 2월 하노이로 향하는 열차 속의 김정은 위원장을 보며 다시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그래도 그 해 6월 판문점에서의 남ㆍ북ㆍ미 세 정상의 깜짝 회동에 다시 희망을 불 태웠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의 실천을 위한 후속 북미실무접촉을 갖는다는 트럼프의 약속에서 다시 한반도의 봄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다음 해 6월, 한미연합훈련의 지속과 싱가포르 약속 실행이 난망해 지면서 북한이 느닷없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는 장면을 보면서 1년여의 일장춘몽에서 깨어나야 하는, 가짜평화에 속았다는 좌절감과 배신감, 그 허망함은 지금까지도 우리 국민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어쩌면 이젠 남북이 따로 살아야 한다는 당위가 지배하는 시간을 살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그 때 무엇 때문에 그 좋았던 남북관계가 파경에 이르렀는지를 정확히 진단한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2018년-2019년 간 남북, 북미간에 있었던 협상 결과와 남ㆍ북ㆍ미 언론기관에 발표된 내용들, 특히 트럼프-김정은 간에 주고받은 27통의 서한의 내용을 북한의 입장에서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평가가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첫째, 북한은 2017년 6차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성공으로 자신감을 갖고 대남대미접촉에 나섰고, 판문점회담에서 문재인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중재자로서 신뢰를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회담의 결과인 북미수교, 평화협정 전환, 한반도비핵화 내용에도 대만족이었다. 그러나 결국 미국의 약속이행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면서 핵무력 국가, 자력갱생이라는 새로운 길을 결단하게 된다.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원하는 미국 내 군산복합체와 정관계 강경파의 영향력을 트럼프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본다. 그러나 더 큰 책임은 문제인 정부에게 있다고 본다. 김정은을 설득, 회담장까지 이끈 공로는 인정되나, 미국과 북한의 본질을 알면서도 미국의 선 비핵화 고집을 꺾기위한 위한 외교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은 물론, 미국의 방해를 넘어 북한과의 합의를 지키려는 의지와 용기의 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당시의 상황을 가짜평화로 치부하며 전임 정권의 실패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현 정부의 태도는 더욱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은 진짜평화를 만들려는 진지한 노력을 기대하며 현정부를 선택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정한 평화는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관용과 포용, 나아가 사랑에서 이루어짐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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