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이 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분양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잔여 가구를 분양 중인 사업장도 계약이 순항 중이며, 수요자들의 매수세도 강해지는 모양새다.
24일 부동산인포가 국토부 미분양 주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8월 미분양 주택은 6만 1811가구로 올해 1월(7만 5359가구)보다 17.9% 줄었다. 미분양 주택은 2월 정점(7만 5438가구)을 찍은 후 매월 감소 추세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이 1월 1만 2257가구에서 8월 7676가구로 37.3% 급감했다. 지방은 같은 기간 6만 3102가구에서 5만 4135가구로 14.2% 줄었다.
이에 따라 미분양 사업장의 ‘완판’ 소식도 들려온다. 최근 서울 강북구 '포레나 미아'가 분양을 마감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4월 분양됐지만 주변 시세 2억 원가량 높아 계약률 상승이 더뎠던 곳이다.
지난달 인천 서구 '왕길역 금호어울림 에듀그린'도 5개월 만에, 경기 파주 'e편한세상 헤이리'는 9개월 만에 모두 미계약 물량을 털어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완판 소식이 들리지 않던 대구도 수성구 '범어자이'가 지난달 계약을 마쳤고, '만촌 자이르네'도 최근 모두 주인을 찾았다. 두 단지는 지난해 분양해 1년 넘게 미분양으로 남았던 곳이다.
미분양 물량이 확 줄어든 건 분양가 상승과 공급 감소의 영향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전월 대비 0.65%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14.05% 상승했다.
또 올해 들어 지난 9월 전국 분양 물량은 12만 6345가구로, 2020∼2022년 연간 36만∼38만 가구가 공급됐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정했던 국제유가시장이 다시 위기를 맞으며 원자재값 인상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공급불안을 우려해 수요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미분양 감소폭이 큰 수도권 아파트 매매지수는 6월 플러스(0.10%)로 돌아선 후 7월 0.26%, 8월 0.45%, 9월 0.58% 등 매달 상승폭이 커졌다. 계속되는 분양가 인상으로 주변 집값 상승폭도 당분간 더 커질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분양 당시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던 곳도 최근 분양가가 많이 오르고 집값도 오르면서 공급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