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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달로 가기를 선택했다…뮤지컬 ‘렛 미 플라이’

1969년 꿈과 사랑 찾은 남원, 정분, 선희의 이야기
'아폴로 11호' 발사되던 해 인류의 희망 담아
12월 1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

 

‘We choose to go to the moon(우리는 달로 가기를 선택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쏘아 올려지던 날 밤, 남원은 꿈에 그리던 국제복장학원 합격 통지서를 받는다. 하숙집 딸 정분이와 함께 서울로 올라가려던 그 때, 남원은 점점 커지던 달 앞에 쓰러진다. 눈을 떠보니 웬 70대 할머니 선희가 나타난다.

 

2018년 ‘우란이상 공연예술개발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뮤지컬 ‘렛 미 플라이’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2년 동안 작품 개발을 거쳐 2022년 초연됐다.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 음악상, 남우신인상을 수상했다.

 

눈을 떠보니 남원은 2020년에 와 있었다. 남원은 깜짝 놀라며 일어나지만 자신은 70살 노인이 돼 있었다. 남원은 서울로 가는 기차마저 놓쳤다는 걸 알게 되고 폐역에서 젊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워 한다.

 

노인이 된 남원은 선희에게 정분의 소식을 묻고 20대로 돌아갈 방법을 묻는다. 선희는 그런 남원의 말을 옆에서 묵묵히 듣기만 한다. 남원은 정분을 찾으며 정분이 좋아하던 옷을 만들고 먹고 싶어하던 컵케이크를 사지만 선희의 걱정은 깊어만 간다.

 

시간 여행을 한 청년 남원도 선희 앞에 나타나는데, 자신이 남원 수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분이 좋아하던 망원경과 라디오, NASA 티셔츠가 선희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울로 가려고만 하는 청년 남원은 ‘선희는 누구이며 정분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묻는다.

 

 

사실 선희는 정분이었다. 남원은 정분에게 선희라는 이름을 지어주는데, 남원은 20년 전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지 않고 정분 곁에 남기로 결정한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고로 하숙집을 떠날 수 없었던 정분은 남원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하지만 남원은 꿈을 포기한다.

 

꿈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남원은 노인이 돼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자꾸만 생각나고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응원해줬던 정분이 생각난다. 낡고 작은 수선집과 70대 선희는 남원의 몸부림과 대비돼 초라해 보이지만, 선택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게 한다.

 

‘나를 달로 보내줘’라는 정분의 노래처럼 남원은 꿈을 꾸지만, 둘이 함께 하는 곳이 결국 달이라는 결말을 일깨워준다. 인류가 달로 가기를 선택했던 것처럼, 정분 곁에 남기로 한 남원의 선택은 행복을 그린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자꾸만 발목을 잡지만 선택한 것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메시지가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점점 커지는 달과 달로 날아갈 것이라는 정분의 노래, 별을 보던 망원경, 옛날 라디오가 무대를 몽환적으로 만들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만든다.

 

아폴로11호가 달에 착륙한 날을 그리며 꿈을 노래하던 그때를 담아낸 뮤지컬은 희망이 가득하다. 정분의 집 앞에 놓여있는 개망초가 평범하지만 함께해서 행복한 두 사람의 사랑을 나타내기도 한다. 남원의 바늘이 그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말처럼 일상의 소중함도 전한다.

 

 

노인 남원에 김태한, 김도빈, 이형훈이 출연하며 선희 역에 방진의, 윤공주, 최수진이 나온다. 청년 남원은 안지환, 박보검, 신재범이 연기하며 정분엔 나하나, 홍지희 임예진이 캐스팅됐다.

 

달로 떠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렛 미 플라이’는 12월 1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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