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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의 창] 모사드의 정보참사, 한국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전격적인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란의 개입시사 등으로 5차 중동전으로 비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작전과 치고빠지기식 작전 상황을 보면, 5차 중동전으로의 비화는 이스라엘 자신들에게도 결코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듯하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근원적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상징적 사례다. 그래서 앞으로 1개월 이내 휴전으로 갈 것으로 본다.

 

전쟁 장기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이나, 사우디와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새로운 중동체제를 구축하려는 이스라엘 모두에게 실이 많은데다, 헤즈볼라까지 “더 깊숙한 개입자제‘를 언명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두 개의 전쟁 수행 가능하다고 큰 소리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도 조기휴전론의 근거이다. 여하튼 보복과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부르고 민간인 수만 명이 죽어나가는 전쟁은 하루속히 끝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면서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정보기관들에게 그 질문의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뭐 했느냐?. 정보기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래 예측을 통한 사전경고인데, 이를 놓친 원인이 어디 있느냐? 모든 대형 참사에는 반드시 사전징후가 있기 마련인데, 그 징후를 놓치거나 무시하지 않았나? 정보 수집 방법과 분석 과정에서 문제가 있지 않았나? ” 등과 같은 따가운 질책성 지적들이다. 그 해답은 이 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나서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오만, 방심, 나태함이다. 이스라엘은 항상 승리한다고 자만해서 하마스를 우습게 본 측면이 많았다. 하마스가 새로운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는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장벽을 넘나들며 이스라엘군의 동태를 면밀히 수집하고 있었는데도 이를 놓친 것은 기강해이로 밖에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

 

둘째, 하마스 기습 초기 이집트가 관련 징후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알려주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보통보를 받은 실무자와 간부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지 모른다. “징후만 갖고 어떻게 대처하나, 구체적인 날자와 시간 또는 방법을 특정해야 대처해야 할 것 아닌가?” 정보기관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상투적으로 쓰는 레토릭이다. 징후를 통보받았다면 전후 상황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순서인데, 기본적인 업무 수칙도 지키지 않은 셈이다.

 

셋째, 국내 정치적 분열도 빼놓을 수 없는 패착요인이다. 네타야후의 사법권 장악 야욕이 국론분열을 야기했고, 이는 정보 및 안보관계자들에게도 전염되었다. 집중이 분산되었을 소지가 높았다. 네 번째는 정보실패 역사의 교훈을 망각했다. 1973년 10월6일부터 25일까지 벌어진 4차 중동전에서도 사전징후를 무시하여 호되게 당해놓고도 50년 만에 또다시 반복했다는 것은 수치다. 이는 인간의 실패에 대한 망각이 주된 요인이다.

 

방법은 정보기관요원들에게 수시로 정보실패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한국의 국가정보기관들이라고 예외일까. 필자가 알기로는 별로 이런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 크고 작은 정보실패를 ‘보안’이라는 미명아래 감추고 교훈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세월이 가면 담당자는 바뀌고, 실패의 아픔은 박물관 유물처럼 화석화된다. 비관적인 것은 언젠가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것이란 점이다. 인간의 망각과 안일함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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