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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을 빗댄 정치인들의 총선 각오…야당은 ‘기억’, 여당은 ‘미래’

12.12 군사반란 영화 ‘서울의 봄’ 천만 돌파
야당 “영화 군부독재, 현재 검부독재 같아”
영화 빗대 ‘중앙→지방·시민 권력 해소하자’
여당 “오히려 李 닮아…386세대 사라져야”
전문가 “편향적 해석 안돼…구조 변화부터”

 

최근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영화를 바라보는 여야 정치인들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에서는 영화 속 상황에 현 정권을 빗대 ‘검부독재’로 규정하며 정치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여당에서는 ‘자원 독점’으로 맞서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현재 정치권에서 권력 분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력 집중이 불가피한 현재 정치 구조 변화를 우선으로 들었다.

 

25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원무지역 출마를 선언한 염태영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지난 23일 영화 ‘서울의 봄’을 거론하면서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 전 부지사는 “12.12 군사쿠데타를 다룬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바로 ‘기억’”이라며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2016 촛불혁명 등을 기억하고 정치 집단이 서로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주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도하게 집중된 대통령과 정부의 권력을 과감하게 나누고 줄여야 한다. 수직과 수평으로 권력을 분산해 ‘경제와 균형’, ‘경쟁과 혁신’ 원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에 의한 자치검찰제’를 제안하면서 “과도한 검찰권력 해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실현할 해법이 될 것”이라며 ‘검찰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출마를 시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영화가 1000만관객을 돌파한 지난 24일 SNS를 통해 “군부독재는 오래 전 종료했지만 이제 검부독재가 들어섰다. 당정대 모두 검찰 출신에 의해 장악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영화 속 상황이 현재 상황 같다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번 총선에서 의회 권력을, 다음 대선에서는 행정 권력까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재준 전 고양시장 역시 출마 선언 중 ‘고양의 봄’을 불러오겠다면서 시민주권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여당에서는 이같은 민주당의 비판을 부정하면서 반격하고 나섰다.

 

김인규 전 대통령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영화를) 검부독재에 비유하는 야당의 말 한마디에 당당하지 못한 우리 당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행정관은 “과거 민주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이유로 타성에 젖어 영원한 권력을 영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민주당과 그 주축인 386세대야말로 사라져야 할 구태”라며 “586이 된 운동권 세대가 만든 잔재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수원정지역에 출마하는 이수정 교수 역시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386세대가 자원을 독점하려고 한다”면서 “평등을 기치로 내건 민주당이 할 짓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오히려 영화 속 주인공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는 총선을 앞두고 서로 다른 지점을 겨냥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현재 권력이 한곳에 집중, 권력 분권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력 집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재 구조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영화는 원래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가는 중요하지 않고 수용자가 어떻게 봤는지가 매력인데 한쪽의 시각으로 계속 얘기해서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오래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권력 집중의 문제는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이것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 내각제나 연방제가 아닌 권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대통령제에서 자꾸 문제 삼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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