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과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한국경제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경기회복세가 상반기까지 이어지다 하반기 들어 주춤하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6%였다.
1일 관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 증권사, 국제기구 등 20곳이 발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0%로 집계됐다.
기관별로 보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이 각각 2.2%, 2.0%를 제시했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1%를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2.2%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2.1%)와 대체로 비슷하지만,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2.4%)보다는 낮다.
민간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보다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LG경영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국경제인협회의 평균 전망치는 2.0%로 나타났다. 증권사 9곳(한투·유진·SK·신한·KB·메리츠·한화·키움·하나증권)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2.0%에 그쳤다. LG경영연구원(1.8%)과 한국투자증권(1.8%), 신한투자증권(1.7%) 등은 1%대의 성장률을 예상하기도 했다.
LG경영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금리를 조기에 크게 낮추기도 어렵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 경제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평균 2.2%, 하반기 성장률은 평균 1.9%로 각각 전망됐다. 지난해 나타났던 상저하고의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상승세가 주춤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내년 성장률은 '고(高)'라기 보다는 '중(中)'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내수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국내경제는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도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 성장세가 둔화하고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개 기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6%로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했던 전망치는 2.3%였다.
KDI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단기적으로 등락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전체적인 물가상승률 하락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경기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2분기(4∼6월)로 예상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