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피습한 괴한이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이 포착됐다.
이 대표를 피습한 60대 남성 김모 씨는 지난 2000년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2012년부터 충남 아산시 소재의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월세 5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을 했지만 지난 7개월 동안 월세가 밀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주 A씨는 “김 씨가 전 건물주에게 진 빚도 160만 원 있고 밀린 월세까지 합하면 빚이 500만∼600만 원가량 됐다”며 “작년 연말에 연락이 와 사무실을 처분하겠다고 이야기해서 그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룸 임차나 매매, 상가주택 건물 등을 취급했는데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서 거래가 성사된 것은 많이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김 씨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으며,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에 평상시 간단한 인사 외에는 말수도 적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평소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정부, 정당 관련 비판도 하고, 신문을 구독해서 읽거나 정치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보는 등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 씨의 이번 범행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평소 김 씨와 왕래했다는 한 주민은 “보수 성향의 신문을 자주 봤지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며 “살기 버거우니까 정치인에 원한도 생기고 홧김에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도 “예전에는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일했는데 요즘엔 계속 혼자 나와 담배를 자주 피웠다”며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9분쯤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이동하던 이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의 공인중개사무소와 주택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