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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수의 월드뮤직 속 세계사] ‘카왈리, 함께 불렀던 노래’

 

스무 해도 넘은 일이다. 한 달 넘게 인도를 배낭여행하며 경전처럼 지녔던 책이 있었다. 강석경의 인도기행. 소설가 강석경이 4개월간 인도 전국을 탐험한 내밀한 기록이었다. 책은 여행 내내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스리나가르를 간 것도 책 속, 한 구절 때문이었다. ‘ 인도에서 사랑하고 싶은 곳은 많았으나, 살고 싶은 곳은 단 한 곳, 스리나가르였다’

 

그런데, 어쩔까. 인도 최북단, 스리나가르는 분쟁지역, 여행위험지역이었다. 영국 여성여행자가 군인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작가도 갔다 오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살고 싶은 곳은 스리나가르 뿐’이라는 구절은 사선도 넘고 싶게 만드는 주술이었다. 설렘, 공포가 뒤섞인 감정으로 도착했다. 아아! 작가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피르판잘 설산을 병풍처럼 두른 거대한 달 호수(Dal Lake)! 그 위에 줄지어 떠있던 형형색색의 기이한, 하우스 보트들! 윤슬처럼 번지던 무슬림의 저녁 아잔 소리! 그 사이를 소금쟁이처럼 지나던 시카라 배의 상인들! 왜 무굴제국 황제들과 영국 고관대작들의 휴양지였는지 알겠다.

 

참말, 이 세상 같지 않은 정경이었다. 그 그림 같은 풍경을, 잘못된 붓질처럼 망쳐놓은 존재들이 있었으니 사방 어딜 가도 줄지어 선 군인들이었다. 8시 통금을 지키지 않으면 총 쏴 죽일 수도 있다던가. 이 환장하게 아름다운 땅에 누가, 왜 총 든 저들을 세운 것일까.

 

스리나가르가 속한 카슈미르(Kashmir) 지역은 한반도와 비슷한, 약 22만제곱킬로미터 크기의 인도, 파키스탄의 경계지역이다. 이 땅은 삼분 되어 인도, 파키스탄, 중국이 나눠가졌다.(인도령 잠무 카슈미르, 파키스탄령 아자드 카슈미르, 그리고 중국령 카슈미르)

 

카슈미르는 왜 분단됐는가? 인도와 파키스탄은 왜 싸우는가?

 

인도 파키스탄(그리고 인도 동쪽의 방글라데시까지)은 과거, 한 나라였다. 영국 식민지로 있다 1946년 독립하면서 힌두교를 믿는 인도와 이슬람을 믿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로 삼분된다. 문제는 인도가 거머쥔 잠무 카슈미르의 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라는 것. 그들은 파키스탄에 속하기 원하지만 인도가 순순히 내줄리 없다. 그게 분쟁의 이유다. 독립 이후 세 차례나 전쟁을 치뤘지만 지금까지 해결난망으로 으르렁대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분쟁이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게, 둘 다 핵보유국이라는 것이다.(인도는 1974년, 파키스탄은 1998년) 서남아시아의 화약고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인도 영화 중 ‘카슈미르의 소녀’라는 것이 있다. 인도인 주인공 남자가 엄마 잃은 다섯 살, 파키스탄 소녀를 고향에 보내주는 과정을 그렸다. 남자가 소녀를 업고 가는 장면에서 이슬람 전통 노래, ‘카왈리(Qawwali)’가 나온다. ‘사랑기’라는 현악기, ‘하모니움’이라는 건반악기, ‘돌락’이라는 타악기를 든 연주자들이 가수와 함께 노래도 한다. 그 악기소리와 목소리에서 인더스 문명의 기름진 땅을 탐낸 숱한 제국의 침입에 피 흘렸던 민초들의 한과 히말라야와 사막, 바다를 품은 거대륙의 하모니가 느껴왔다.

 

‘카왈리’는 이슬람 신비주의 분파인 수피즘의 노래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북인도 힌두스타니 전통도 섞여있다. 노랫말도 파키스탄의 펀자브어와 인두의 힌디어, 페르시아어 등을 가리지 않고 썼다. 카왈리뿐인가. 1946년 이전, 두 나라는 문화,예술,관습...모든 것을 함께 하던 한민족이었다. 종교의 차이가 적국을 만들었다. 하긴, 남 얘기할 것 없다. 우리는 더하다. 이념이 차이로 금 긋고 못 만난 세월이 70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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