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가 주춤하고,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가계부채는 총 36조 9000억 원 증가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5조 원으로 11월 대비 3조 1000억 원 증가했다. 4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가 규모는 11월(5조 4000억 원)보다 줄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는 전월보다 5조 2000억 원 늘어난 850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월과 11월(각 5조 7000억 원)에 비해 증가 규모는 소폭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43조 3000억 원)이 2조 원 줄며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 일조했다. 연말 상여금 유입과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10월부터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있고 있지만, 입주가 예정된 집단대출 흐름 영향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면서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1월에도 주담대는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은행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1월 신생아 특례 등 정책 모기지는 출산 가구에 한정되다 보니 향후 영향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은행의 기업대출은 5조 9000억 원 줄며 2022년 12월(-9조 4000억 원) 이후 1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잔액은 1247조 7000억 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2조 원, 3조 9000억 원 줄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 등에 따라 운전자금 중심으로 감소했으며,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인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회사채는 3000억 원 순발행으로, CP·단기사채는 4조 6000억 원 순상환으로 각각 집계됐다. 윤 차장은 “회사채는 연말 기관의 투자수요가 줄었으나 일부 기업의 자금수요 등으로 소폭 순발행했다”며 “CP·단기사채는 연말효과 등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순상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3년 한 해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은 36조 9000원 늘어났다. 2022년 2조 6000억 원 감소했던 가계부채는 1년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주담대는 51조 5000억 원 늘며 전년(20조 1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기타대출은 14조 5000억 원 줄며 2022년(-22조 9000억 원 )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기업대출은 지난해 77조 5000억 원 늘며 직전년(104조 6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31조 9000억 원 늘었으나 중소기업 대출은 21조 7000억 원 줄었다.
윤 차장은 "2022년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 거래가 위축에 따라 가계대출도 많이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주택 거래가 전년에 비해 늘며 은행 대출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월에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고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대출 증가세의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