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정상화 합의를 이끌어 낸 여야 지도부의 4자회담이 핵심쟁점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면서 이틀 만에 갈등이 재연됐다.
23일 오전 열린 여야 지도부간 두번째 4자회담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회의장 점거와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재연되는 등 여야간 첨예한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
민노당 의원들은 이날 4자회담의 법적지위를 문제삼으며 회의장인 국회 귀빈식당을 한 때 봉쇄하는 소동이 빚어졌는데 이들은 "여야간 밀실야합인 4자회담이 국회의 공식기능을 파괴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해체를 주장했다.
천영세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여야 지도부 4자회담이 열릴 예정이던 국회 귀빈식당 앞을 가로막고 초법적인 4자회담을 해체할 것을 요구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민주노동당 의원들에 둘러쌓여 10여분간 회담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민노당 의원들은 이 의장과 천 대표를 가로막고 "여야가 4자회담을 열어서 핵심 안건을 처리하려는 것은 3김 시대식 밀실 야합"이라며 "열린우리당이 개혁을 표방하는 정당이 맞냐"고 강력 항의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이어 회의장에 입장해 "4자회담을 통해 핵심 쟁점을 풀겠다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훼손하는 구태정치의 상징"이라는 요지의 성명문을 낭독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땐 정치협상을 통해 푸는 것이 국제적 관례로 소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말했고, 천 대표는 "민노당은 의회에 진출한 이상 거리정치 방식을 탈피하고 국회 질서를 따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노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 진통 끝에 열린 두번째 4자회담은 시작부터 여야 지도부간의 첨예한 신경전이 표출되면서 핵심쟁점인 4대법안의 처리를 둘러싼 양당의 인식차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관련 상임위인 교육위원회가 공전을 빚은 데 대해 설전을 주고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관련, 한나라당이 상임위를 거부하는 등 4자회담의 합의정신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상임위에서 논란을 빚은 사안은 4자회담의 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4자회담은 오전 일정을 마친 뒤 오후 3시부터 속개됐으며 24일부턴 휴일도 없이 매일 회담을 개최해 핵심사안인 국가보안법 처리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