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6만 명에 이르는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농민 대통령'이라고도 불리는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명의 후보자가 등록한 가운데 농협 안팎에서는 '1강 2중'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오는 25일 진행되는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8명이 등록했다. 선거운동 기간은 12일부터 14일까지다.
이번 선거는 2021년 농협법 개정에 따라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실시된다. 지역농(축협)·품목조합 조합장 및 품목조합연합회 회장 등 1111명의 선거인이 선거에 참여하며, 조합원 수 3000명 이상인 조합 141곳은 부가의결권에 따라 2표를 행사할 수 있어 전체 표는 총 1252표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되는데 역대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결선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새 회장의 임기는 3월 정기총회일 이후 시작된다.
현재까지 등록한 후보자 8명은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이상 기호순)다. 경남 지역에서만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조합장의 우세 속에,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이 추격하는 ‘1강 2중’의 구도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농협 안팎에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강 조합장이 50%이상 표를 확보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지난 선거에 출마해 이름을 알린 강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낸 적이 있으며 5선 조합장이다. 1987년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20여년만인 44세에 조합장 당선됐다. 송 조합장은 6선 조합장으로 중앙회 이사 출신이다. 조 조합장은 3선 조합장으로 중앙회 감사위원을 지냈다.
한편, 농협중앙회장을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는 법안이 지난해 5월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이성희 현 회장부터 연임을 허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이 회장의 연임은 불발됐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