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된 지 4영업일만에 신청액 1조 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금리를 낮추고 이자를 지원하는 등 치열한 모객 경쟁을 펼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규 주담대 신청을 완료한 차주는 총 5657명이다. 신청이 완료된 대출액은 1조 30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실제로 대출심사가 완료돼 대출 약정까지 체결한 차주는 83명(약 162억 원)이며, 기존 대출 상환까지 완료한 차주는 16명(36억 원)이다. 금융사의 대출 심사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이동은 이번 주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은행들도 본격적으로 대출 경쟁에 나서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들은 낮은 금리와 이용 편의성을 내세워 대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오픈 하루 만에 대환대출 취급한도를 모두 소진했으며, 케이뱅크도 신청 건이 일일 설정한도를 넘어서면서 지난 주말 오전 일찍 접수를 마감했다.
시중은행들도 고객 방어를 위해 앞다퉈 금리를 낮추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환대출 서비스 금리 하단은 연 3.65~3.82%(12일 혼합금리 기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를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최대 절반 가까이 금리를 낮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등장했다. 주담대 고정금리로 작용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약 3.78%로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3.38%)보다 0.4%p 높다. 은행들이 마진을 포기하고 시장 선점에 나선 셈이다.
아울러 각종 이벤트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31일까지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이벤트에 응모하고 KB스타뱅킹에서 주담대 갈아타기를 완료한 모든 고객에게 최대 50만 원의 첫 달 대출이자를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주담대를 갈아탄 고객 중 선착순 500명에게 최대 20만 원 내로 마이신한포인트를 지원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말 해당 인프라 적용 대상이 전세대출로까지 확대되면 은행들의 경쟁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차질없는 운영을 위한 시스템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대출 대환 서비스가 시작되면 대출을 갈아타려는 수요가 더욱 늘며 고객 확보를 위한 은행들의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은행들이 일부 마진을 희생하더라도 고객을 유치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