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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차기 회장 인선 본격화…황병우·이경섭 2파전 예상

허인·김도진 유력 외부 인사 고사하며
황병우 대구은행장 등 내부 출신 유리
'재도전'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도 유력 

 

DGB금융그룹이 1차 후보군을 확정지으며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유력하다고 점쳐졌던 외부 출신 인사들이 후보직을 거절하면서 내부 출신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2018년에 이어 회장직에 재도전하는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19일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선정했다. 김태오 현 DGB금융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1주일만이다.

 

DGB금융 안팎에서 10명 가량의 인사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회추위는 후보가 2~3명으로 압축되는 숏리스트(2차 후보군)부터 예정이다.

 

외부 출신 중 유력하다고 점쳐졌던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도 최근 회추위 측에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도 후보직을 거절한 바 있다. 이에 내부 출신들이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비교적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DGB금융은 회장 후보 자격 요건에 '금융기관 경력 20년'을 명시하고 있어 관료 출신 인물이 선임되기 어려운 구조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출신 중에는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외부 출신 중에선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 행장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대구은행장을 맡아 대구은행을 이끌고 있다.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등을 역임한 '경영통'으로 꼽히며 DGB금융지주에서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 인수를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내부 출신인 만큼 김 회장의 뒤를 이어 주요 사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앞서 회장직을 맡았던 하춘수 1대 회장과 김 회장 모두 대구은행장직을 역임하다 회장직에 올랐다. 황 행장이 대구은행 토박이라는 점에서 지역 경제계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다만 금융당국이 경영승계 과정에서 내부 출신을 중심으로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현직 프리미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2월 "(외부 경쟁자가) 현 행장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들러리를 서는 형태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행장은 경북대학교 졸업 후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 30년 이상 농협에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전국 단위의 은행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앞서 2018년 DGB금융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 숏리스트에 올라 김 회장과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회추위는 롱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인적성검사 등을 거쳐 다음 달 중으로 3~4명의 숏리스트 후보군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 회장 인선 우선 순위는 당연 내부출신이었다"며 "다만 전국을 무대로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후보들의 평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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