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6만 명에 이르는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농민 대통령'이라고도 불리는 차기 농협중앙회장에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기호 2번)이 당선됐다.
25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강 당선자는 이날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농협중앙회장 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전체 1245표 가운데 781표(득표율 62.7%)를 얻어 새 회장으로 당선됐다. 영남권 후보가 농협중앙회장이 된 것은 8년 만이다.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졌다. 1111명의 전국 지역 농·축협 조합장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3000명 이상의 조합에 2표를 행사할 수 있는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돼 전체 표수는 1252표가 됐다. 강 후보를 포함한 총 7명의 후보가 차기 농협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는 결선투표제에 따라 총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강 후보는 1차 투표에서 607표를 얻어 1위에 오른 뒤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과 맞대결을 펼쳤고, 317표 차이로 강 후보가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강 후보는 당선증을 받으며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당선인은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해 약 40년간 농업·농촌 분야에서 일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농협경제지주 이사, 상호금융 소이사회 이사, 농민신문사 이사를 지냈다.
그는 대표 공약으로 지역 농·축협의 경영부담 완화를 위한 무이자자금을 20조 원으로 늘리고 조합 1곳 당 200억~500억 원을 지원해 상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앙회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조합원을 위한 요양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아울러 중앙회와 경제지주 통합도 제시했다. 공약대로 이뤄지면 농협은 2012년 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 구조로 개편된 지 10여 년 만에 재통합이 추진된다.
당선인은 앞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 ▲품목농협 전문성 강화 ▲교육지원 부문을 ‘농·축협 총력지원센터’로 혁신 ▲농협금융의 정체성 확립으로 ‘범농협 수익센터’ 위상 정립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강 당선인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총회일 이후 시작된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