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세에 힘입어 12월 경상수지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74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한국은행 전망치(300억 달러)를 넘어선 354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7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경상수지는 74억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23억 1000만달러 흑자)보다 3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 5월부터 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80억 4000만 달러 흑자로 9개월 연속 플러스(+)를 지속했다. 수출이 590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8% 증가하고, 수입이 509억 7000만 달러로 9.3%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 증가폭 확대와 승용차 호조 지속 등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통관 기준 승용차는 19.2%, 반도체는 19.1%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20.7%), 동남아(15.4%), 일본(2.5%) 등에서 증가했으나, 중국에서 3%, 유럽연합(EU)에서 20% 줄었다.
수입의 경우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으로 원자재(-14.0%)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가스와 석탄이 각각 30.6%, 30.4% 줄었고, 화공품(-17.0%), 원유(-4.7%), 석유제품(-4.6%) 순으로 감소했다. 자본재(-7.9%)와 소비재(-5.8%) 또한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5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인 방한 관광객 감소에 따른 여행수입 감소로 여행수지가 13억4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전월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지식재산권수지는 국내기업이 해외자회사로부터 수취한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줄면서 2억 5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경상수지는 354억 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한은 전망치(300억 달러 흑자)를 넘어섰다.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96억 9000만 달러 확대됐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은 6450억 5000만달러, 수입은 6109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1년 전보다 492억 7000만 달러(-7.1%), 677억 4000만 달러(-10%) 감소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