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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주대병원 전공의 과반수 사직…환자들 불안 넘어 ‘분노’

의료대란 우려해 평소보다 많은 환자들 방문
환자들, 전공의 집단 사직에 “무책임하다”…분노
아주대, 20일 이후 정확한 사직 수 집계 가능

 

“환자 입장에선 불안하지만 끝까지 밀어붙였으면 좋겠어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으로 경기남부 최대 규모인 아주대병원에서도 전공의 과반수가 사직서를 낸 가운데 환자들은 불안을 넘어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19일 오전 아주대병원 본관 1층, 전공의 집단행동인 의료대란을 우려해 평소보다 많은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접수데스크 앞에서는 환자 및 보호자들이 기다리다 지쳐 대기의자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고, 수납센터에서는 대면수납처뿐만 아니라 키오스크까지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진료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안내판과 외래진료 시간표는 빈칸 없이 모두 채워져 있었다. 그 사이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은 하나같이 의료대란에 대해 분노하는 분위기였다.

 

 

다른 병원 파업 소식을 듣고 미리 병원을 찾은 권사홍 씨(65)는 “내 나이 65세지만 인생에서 억울한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할 게 있으면 참는다”면서도 “의사들은 돈도 많이 버는 사회고위층인데 뭐가 그렇게 억울해서 생명까지 버려두고 파업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산부인과 등이 있는 병원 2층에서도 환자들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유방암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 진료를 기다리던 이민지 씨(42·여)는 “(집단 사직서는) 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이라며 “사람 생명을 담보잡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꼴”이라고 분노했다.

 

또 “환자 입장에서 당장은 불안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부가 의대증원을 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거가 끝나도 유야무야 되지 않고 강경하게 밀고 나가 이제는 의사눈치 안 보고 마음 편히 필수의료를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암 투병 중인 남편과 병원을 찾은 보호자 박민자 씨(65·여)도 “안 그래도 오는 길에 남편과 파업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은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불안하고 속상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이 암환자라 의사들을 볼 때마다 늘 절이라도 하고 싶을만큼 감사했다”며 “사람들에게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 직업에 만족할 수는 없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아주대병원에서는 전공의 총 225명 중 130여 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아주대병원 측은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파업 대비 방안에 대해서는 “각 진료과 별로 남은 교수와 전문의들이 진료공백이 없도록 철저한 계획을 세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사직서를 낸 의사 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합쳐 130여 명으로 파악됐다”며 “이외에도 집단행동 관련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진료체계 운영, 공공병원 진료시간 연장, 비대면 진료 대폭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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