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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일본여행...‘토착왜구도 안할 짓vs개인취향’ 갑론을박

삼일절 전후 내국인 여행객 일본여행 수요 폭증
실제 삼일절 당일 일본행 항공편 대부분 ‘만석’
애국단체, “국가기념일 단순 휴일로 치부 안 돼”
전문가들, “독립운동 정신 되돌아보는 것 추천”

 

일본 식민지배에 항거한 날을 국가적으로 기념하는 3·1절(삼일절)에 내국인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일본으로 향하고 있어 이를 두고 ‘역사인식 결여다’, ‘개인취향이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자국민의 역사적 상징성을 외면하는 행위라는 지적인 반면, 다른 쪽에선 단지 여행취향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이니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28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 여행 플랫폼은 삼일절부터 시작하는 사흘 연휴 간 국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한다고 집계했다.

 

특히 일본여행 수요는 엔화 약세로 꾸준히 올라가고 있으며 심지어 삼일절 당일에는 후쿠오카 체크인 수가 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사카는 2.9배, 도쿄도 2.4배가 늘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21일 기준 다음달 1일에서 3일까지 인천발 국제선 노선 가운데 일본 마쓰야마행 노선의 예약률이 90% 후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일본행 항공권 예약률은 약 85%로, 삼일절 당일만 보면 일본행 노선 평균 예약률은 94%에 육박한다.

 

이외에도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항공사들의 일본행 노선 예약률은 모두 90%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일절이 포함된 기간에 일본여행 이벤트를 펼치다 ‘여론 혼쭐’이 난 사례도 있었다.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는 지난달 26일 일본 오키나와 항공권과 숙박권을 제공한다며 출국을 삼일절 당일, 귀국은 3월 4일로 지정했으나 ‘토착왜구도 삼일절은 피한다’는 비난 여론으로 결국 이벤트를 취소했다.

 

이를 두고 애국단체 회원들은 삼일절을 단순 ‘휴일’로 여기는 문화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베트남전쟁 유공자 김정수(74) 광복회 회원은 “요즘 청년들은 삼일절 등 국가기념일을 단순 휴일로 치부해 어디부터 놀러갈지 고민한다”며 “실제 국가기념일 행사장에 가보면 모두 중장년층뿐이라 애국자로서 서운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개인주의를 넘어 집단 이기주의라는 날 선 비판도 나온다.

 

수원에 거주하는 이성관 씨(54)는 “3·1절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독립운동의 정신을 짓밟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태극기를 걸어도 모자랄 판에 집 비우고 일본을 간다니 개인주의를 넘어선 집단 이기주의”라며 분노했다.

 

반면 개인의 자유니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용인에 거주하는 박지원(28) 씨는 “역사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삼일절의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여행을 통해 역사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행도 좋지만 국가기념일의 중요성도 되돌아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개인의 자유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삼일절은 광복절과 함께 독립운동을 되새겨볼 수 있는 중요한 날”이라며 “태극기 게양 등을 점검하고 국가기념일로서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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