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용 칼조각, 노끈, 바퀴벌레, 노끈, 수세미 조각..."
이것들은 최근 성남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급식에서 나왔다고 밝힌 이물질들이다.
성남 S고의 배모 교사가 1,2학년 6개 학급 학생 2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학교급식에서 벌레류 60건, 수세미 조각 34건, 머리카락 30건, 비닐조각 16건, 돌 8건, 파리 4건, 낙엽 4건, 계란껍질 2건, 달팽이.빗자루.플라스틱 조각.철사 등 각 1건 등 모두 162건의 이물질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지난 99년부터 A업체와 계약해 위탁급식을 제공받고 있다.
배교사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3학년 한 학생은 김치부침개를 먹다 부러진 문구용 칼조각을 세차례나 씹었다고 확인서까지 제출했다.
지난해 8월과 9월에는 2학년 한 학생이 깍두기에서 철 수세미, 밥에서 애벌레를 잇따라 발견했으며 11월에는 자장밥과 밥에서 각각 비닐과 종이박스 조각, 우거짓국에서 노끈 조각이 나왔다.
점심을 먹던 한 학생이 0.8mm 크기의 너트 쇠붙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급식에서 쓰레기는 물론 안전까지 위협하는 이물질들이 나오자 학생들은 카메라 폰으로 이물질을 촬영해 7건을 배교사에게 제출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급식운영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7.7%가 불만족을 표시했고 위생상태에 대해 84.3%가 불결하다고 응답했다.
또 급식의 질에 대해서는 84.3%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사실은 식약청과 도교육청 위생팀의 조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처럼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측은 올 3월부터 급식방식을 직영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003년4월부터 학교급식의 위생과 안전은 물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와 조리사 등의 사진과 이름을 부착하도록 급식실명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위탁급식업체나 학교에 대한 제재조치는 없을뿐 아니라 쓰레기 급식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나 책임을 지려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배교사는 "급식업체에서 학교 관리자들에 대해 개별적인 사과를 했을뿐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식적인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며 "쓰레기 급식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교사는 또 "급식위생은 급식장치나 설비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만 기준치를 통과하면 되는 현재의 방식을 더 확대해 식자재 검수과정이나 조리과정, 배식과정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이 더 철저해져야 한다"며 "말로만 급식실명제가 아닌 학생들이 학교급식을 믿고 먹을수 있는 실질적인 의미의 급식실명제가 되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에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새해부터는 식자재 검수 및 조리.배식과정 등 급식의 모든 과정에 대한 철저한 위생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현장점검 등을 수시로 벌여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급식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