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의장과 상임중앙위원단의 일괄 사퇴로 지도부 공백 상태를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5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각 계파별 물밑 접촉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중진들이 비상대책위원장에 온건 중도성향의 임채정 의원을 추대할 것으로 알려지자 개혁당파를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형성되며 진통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5일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의원과 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지도부 공백 사태에 따른 대책을 협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와 원내대표 경선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각 계파간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는 만큼 비대위는 강력한 지도력을 갖기 보단 4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도 중립기구 성격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이나 4월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중립적인 중진급 인사들과 일부 원외 원로 등을 중심으로 10명 이내로 구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비대위원장 인선을 놓고 계파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특히 계파를 뛰어 넘어 당 중진들과 소장 강경파들 사이에 인식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정세균 의원은 4일 "전날 저녁 자신을 포함한 문희상, 배기선, 유인태 의원 등 여당 중진의원들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를 빨리 정비해 책임 정치를 펼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모임에서 이들을 포함한 이강철 당 국민참여본부장 등 10여명의 중진들은 "비대위원장은 화합형 인사가 맡아야 한다"며 임채정 의원을 추대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들에게 더이상 휘둘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임채정 의원은 연말 국보법 협상과정에서 '대체입법'을 통한 타협을 강조했던 만큼 개혁당파와 재야 강경파 일부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중앙위원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는 개혁당측은 "모든 것은 중앙위원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중진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5일 연석회의에서 비대위 인선을 놓고 강.온파간 노선 대립이 재연될 공산이 커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