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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71년 역사, 수원에 깃들다...SK고택 대중에 공개

15일 개관...SK선대회장 정신과 가치 담겨
1111㎡(약 336평) 크기의 한옥 기념관·전시관 구성

 

2년간의 복원 작업을 마친 SK고택이 지난 15일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비 오는 날 바라본 SK고택은 고즈넉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SK고택은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시작된 곳이자, 최종건 창업회장과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SK 창립 71주년을 맞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결정됐다. SK의 역사가 깃든 생가에서 75㎡ 규모의 한옥 기념관과 94㎡ 규모의 전시관으로 변신한 SK고택에서는 선대회장의 정신과 가치를 엿볼 수 있었다.

 

한옥 기념관 처마에는 '학유당'(學楡堂)이라는 현판이 새겨져 있다. 이는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부친인 최학배 공의 '학'(學) 자와 느릅나무 '유'(楡) 자에서 따온 이름으로, '학문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21년, 최 창업회장의 부친 최학배 공이 논밭이었던 이곳에 76㎡(약 23평) 한옥집을 세우고 4남 4녀를 키웠다. 그는 당시 대성상회를 경영했으며 SK고택 인근에 논밭을 크게 보유하고 있던 부농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1926년, SK고택에서 4남 4녀 중 장남이었던 최종건 창업회장이 태어났다. 스물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선경직물을 세우고 일으킨 그는 SK의 뿌리를 이곳 '수원'에 뒀다.

 

최종건 SK 창업회장의 수원 사랑은 유명하다. 생전에 그는 자신의 고향이 수원이라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이후 창업주인 故 최종건 회장의 아들 최신원 회장도 서울 명동 18층 규모의 사옥 대신 SK네트웍스의 본사 위치를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으로 정했다. 

 

차남인 최종현 선대회장도 1929년 11월 21일 이곳에서 태어났다. 최 선대회장은 본래 미국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선경직물을 인수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던 형을 돕기로 결정, 그의 유학자금을 형의 사업에 보탰다고 한다. 최 선대회장은 1962년 10월 최학배 공의 사망을 계기로 선경직물 부사장에 취임하고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두 형제의 '쌍두마차' 경영시대가 열렸다.

 

 

한옥 기념관은 대청마루, 안방, 건넌방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대청마루는 실제로 가족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장소로, SK 일가의 대소사들이 펼쳐졌던 곳이다. 

 

한옥 내부에는 최 창업회장과 최 선대회장이 실제로 사용한 유품과 전시품들이 가득하다. 안방에는 60년대 선경직물의 인기상품인 봉황새 이불감을 그대로 복원해 만든 이불이 전시돼 있었다. 실제로 사용한 다리미, 미싱기 등도 비치됐다. 안방 중앙에는 가족들이 실제로 사용하던 자개상과 자개장을 복원시켜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연출했다.  

 

마당에는 최태원 회장과 SK 일가 20여 명이 함께 심은 느릅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일 SK고택 개관에 앞서 내부를 점검하고 SK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하며 이 곳에 나무를 식재했다.  

 

 

전시관은 기존 최 창업회장이 직물을 보관했던 창고를 개조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여기에는 SK그룹의 역사와 최 창업회장의 가계도, 50~60년대의 접견실을 재현한 공간이 전시됐다. 

 

또한 창업회장, 선대회장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와 지난해 발간한 '최종건·최종현 회장 어록집'에 실린 글귀가 새겨진 포스트 카드 등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SK고택은 하루에 3차례(11시, 2시, 4시) 약 40분씩 진행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SK고택 투어를 맡은 정세영 PL은 "창립 71주년을 맞아 SK그룹의 근간을 복원하고 창업정신을 기리고자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선대 어른들의 삶의 모습과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느낄수 있는 SK고택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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