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성적 상위권 학생의 시험부정행위를 묵인하고 서울의 한 사립고교에서 담임교사가 현직검사의 아들 시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하는 등 내신성적 관리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고 일선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위화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학교 유력인사 자녀에 대한 표창수여, 우열반 편성 운영 등에 의한 일반 학생들의 위화감 해소가 교육현안이 되고 있다.
▲학교유력인사 자녀 표창
최근 경기도학교운영위원장 총연합회 간부들이 자신들의 자녀를 모범학생으로 선정해 학교에서 추천서와 공적서를 받아 수원시장과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3일 학생의 날을 맞아 효행과 사회활동봉사 등 모범학생으로 수원시장 표창을 받은 9명의 고교생 중 5명이 경기도학교운영위원장 총연합회 회원의 자녀였다.
총연합회는 수원시장 표창 대상자로 5명의 자녀들을 뽑아 해당 학교에 추천서와 공적서를 써달라고 요청했고, 학교에서는 이들을 시장에게 추천, 모두 표창을 받았다.
지난 학생의 날 경기도의회 의장도 63명의 초.중.고교 모범학생에 대해 표창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도학교운영위원장 총연합회 회원 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의장이 주는 모범학생 표창장을 받으면 전국의 30여개 대학 특별전형 응시 기회가 주어지는 등 대입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 유력인사의 제 자식 상주기는 다른 학생들의 위화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대학 입시부정을 저지른 꼴"이라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 우열반 없애기 말뿐
0교시 폐지 이후에도 수원지역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불법적인 우열반 운영은 물론 심야 자율학습과 강제 보충수업 편성이 이뤄져 위화감 조성 및 교육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수원중등지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지역 대부분 고교에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편법.파행적으로 운영한다"며 "불법적인 우열반 운영으로 위화감 조성 및 교육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원중등지회는 "대부분의 고교에서 보충학습이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수준별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의 우열반이 운영되고 있다"며 "우열반인 심화반의 운영은 교사간, 학생간, 학부모간 위화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학교 스스로를 학원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A고는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40명 학생을 뽑아 저녁식사후 수업과 자율학습을 따로 시켰고, 심화반 재정 역시 학교 행정실이 아닌 독자적으로 파행 관리했다.
B고의 경우 학교장 결재없이 심화반이 시행됐고, 직접 참가하는 교사와 학생, 학년부장 외에는 그 내용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우열반 외에도 일부 학교에서 조기 졸업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류대 진학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편법적인 우열반, 우수대반, 조기졸업반을 즉각 폐지해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지적들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유력인사 자녀에 대한 특별대우나 불법적인 우열반 편성 등으로 일선 학교 현장에서 위화감이 조성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