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여성경제활동 지원을 돕겠다며 ‘여성경제활동지원위원회’ 설치를 발표했지만, 그동안 추진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는 32억 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일자리 창출 및 취업 알선의 기회까지 주겠다고 발표만 했을 뿐 정작 시행은 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시에 따르면 정장선 시장은 공약사업으로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1억 33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취업역량 강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필요한 ‘여성경제활동지원위원회 설치로 여성 친화적 프로그램 개발’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시는 40개 과정 816명을 모집해 여성 친화적 프로그램 및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안까지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는 시가 지난 2020년 11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사업을 돌연 중단한다고 결정했고, 그 결과 현 실무자들은 이런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평택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한 관계자는 “이런 사업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인수인계 과정에서도 듣지 못했던 내용이라 (답변을 제대로 못해)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정장선 시장이 공약 남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경력단절 4년 차인 시민 A(여·38)씨는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취업 알선의 기회를 주겠다며 표심을 잡아끌더니 정작 평택시장이 되고 나서는 나 몰라라 하는 건 무책임 행정의 끝판왕”이라며 “거짓 공약을 남발한 대가는 정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제’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에 대한 정책 중단 결정을 내린 이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는 지난 2020년 11월 ‘예측 불가능 사유 발생으로 인한 사업중단 조정이 필요하다’고 경력단절 여성들에 대한 정책 중단 결정을 내렸다.
‘예측 불가능 사유’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약사업 목표 및 목적에 부합되지 않은 행정업무를 연차별 계획에 반영했다’는 문서까지 최근 드러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가 정장선 시장의 공약을 행정력이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꼴이라며,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은 운영되고 있는데, 정 시장은 이를 겉 포장만 이쁘게 해서 공약으로 남발한 것”이라며 “평택시의 여성 정책 수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