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교육은 학생들이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보는 교육이다.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과 달리, 학생들이 직접 창작물을 만들고 실험하며 협업하는 과정이 주가 된다. 경기도교육청은 메이커교육 확산을 위해 메이커학교 지정 및 학교형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으로 학생들이 '협력적 창작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편집자주]
지난 2023년부터 메이커학교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는 성남 장안초등학교는 '밝은 내일을 위해 소중한 꿈을 가지는 어린이'를 교훈 삼아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장안초는 교내에 예술 중심 메이커실과 인공지능(AI)디지털 중심 메이커실을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한 '연계 메이커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메이커실 공간은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교구과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메이커교육은 단순한 공작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융합적인 교육활동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다.
장안초는 인공지능 기반의 사회에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협력하며 주도적으로 메이커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교사와 학생이 신뢰하고 존중하는 커뮤니티와 동료 문화를 조성하며 작업활동을 하고 있다. 교사가 작가라면 학생이 보조작가로 참여하는 형태다.
◇ 탄탄한 학년별 프로젝트와 메이커 동아리 운영
장안초의 메이커 프로그램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는 각 학년별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활동이 있다. 3학년~6학년 학생들은 학기 초 직접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직접 계획부터 활동까지 하게 된다.
3학년은 코딩 프로그램과 교구를 활용해 '나만의 악기를 만들어 합주하기', 4학년은 '1인 1동화책 출판하기', 5학년은 교육연극활동을 통한 '연극 공연', 6학년은 목공을 주제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의자 만들기' 활동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새로운 친구들과 '메이커'로서 다양한 주제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장안초 메이커교육 담당 최영필 교사는 "4학년은 동화책 작가와 담임교사가 협력해 시나리오 작성에 대한 수업을 하고 각 학생들의 원고를 첨삭한 후 그림책에 들어갈 삽화를 직접 그리고 있다"며 "오는 11월에는 어린이 작가 70여 명이 '내 생에 첫 책' 출판 기념회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메이커 동아리 활동이다. 장안초는 레고 에듀케이션, 엔비디아 젯슨나노 보드, 코더블 세트를 통해 인공지능를 주제로 'CCTV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단순히 블록코딩을 하는 것을 넘어 컴퓨터의 원리나 인공지능 이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예술 중심 메이커실, 인공지능 디지털 메이커실
장안초의 예술 중심 메이커실인 2층 소극장은 뮤지컬과 연극, 연주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음향, 조명, 암막커튼, 대형 거울도 설치돼 있다. 1층 개방형 도서관과도 연계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수업에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디지털 중심 메이커실은 학생 친화형 공간으로 운영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에 따라 책상을 편리하게 배치할 수 있다. 방송실과 연결돼 있어 방송 동아리 학생들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송출하는 장면도 오픈 스튜디오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또 다른 인공지능 디지털 중심 메이커실은 1실과 2실로 나눠져 있으며 1실은 노트북, 2실은 데스크탑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 역시 개방형 교실로 운영되며 학생들은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 거점 학교 역할 수행하며 디지털 협력 벨트까지
장안초는 용인과 광주에 인접한 학교로 '거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고 있다. 여름방학에는 타 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인공지능 기반 협력 학습캠프인 '메이커캠프'를 진행했다.
인근 지역의 8개 학교에서 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메이커 캠프는 학생들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올해는 AI 중심 메이커 활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문화 예술 중심 메이커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2학기 목공 수업에서는 새집만들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연환경과 연계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장안초는 올해 초 인근 특성화 학교인 양영디지털고등학교와 양영중학교 중심으로 협력적 디지털 벨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학교 간 협력을 통해 메이커연수, 메이커스페이스 방문, 프로그램 개발 및 협력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지난 2023년 12월에는 장안초가 중심이 돼 3개 학교가 참여하는 '디지털 축제'도 개최했다.
◇ "협력적 창작자 되는 경험으로 자기효능감도"
메이커부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협력적 창작자'로서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메이커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장안초 송나은 학생은 "모둠원들과 함께하는 레고 활동과 개인 활동이었던 엔트리 모두 즐거웠다"며 "1학기 활동도 재미있었는데 2학기에는 목공 수업을 한다니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레고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레고는 블록을 조립한 후 조립한 블록이 움직일 수 있도록 실행도 한다는 점이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의 협력적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학생들도 많았다.
김우현 학생은 "모둠원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즐거웠다. 선생님도 잘 가르쳐 주셔서 메이커부에 잘 들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으며 박재성 학생도 "코딩을 하며 친구들과 협력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 메이커교육, 창의력과 상상력 발현의 '숲' 역할
최 교사는 메이커교육을 '창의력과 상상력이 발현되는 숲'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이 필요로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왜?', '어떻게?'를 질문하고 연구하며 구체적으로 구상할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어 보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의 작품이 실용적이고 세련되지 않을지라도 학생들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도구를 사용하고 협력하며 경험을 얻고 성취를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축적된다는 것이다. 결과물을 공유하고 나누는 활동을 통해 미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최 교사는 "창의력은 교육 가능한 지식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환경과 경험에 의해 발현된다는 특징이 있어 교과 지식 외 다양하고 깊이 있는 메이커 경험이 필요하다"며 초등학교에서 메이커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초등학교 메이커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양성을 위한 학교 간 네트워크도 중요하다"며 "현재 장안초는 메이커 연수를 통해 다른 학교와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사례, 다른 지역 운영 사례를 접하며 우리 학교 메이커 교육과정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창의성이 발현되는 교육과정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는 학교이자 열린 콘텐츠를 갖춘 학교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메이커교육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