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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확산에 적극적 성교육 강조되는데…성교육 도서는 '숨김'

학교 도서관 성교육, 성평등 도서 2500여 권 폐기
"학교 성교육은 형식적…도서 폐기로 해결 안 돼"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성교육, 성평등 도서 2500여 권이 폐기처분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학교에도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되며 이같은 조치가 적극적이고 올바른 성교육을 막고 있다는 비판은 거세질 전망이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보수단체는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에 학교 도서관에서 '청소년 유해 도서를 제거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된 도서를 제적 및 폐기하거나 열람 제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같은 조치로 폐기된 성교육, 성평등 도서는 2500여 권에 달한다. 하지만 민원으로 인해 폐기된 도서들의 경우 '청소년 유해 도서'가 아니라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실제 80권 이상 폐기된 것으로 알려진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의 경우 2013년 독일에서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받은 책이며 국내에서는 아동인권 전문가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감수를 거친 도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출판 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인 '어린이 페미니즘 학교'와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된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도 포함됐다. 

 

이같은 도교육청의 성교육, 성평등 도서 폐기조치는 학교 현장의 '평등'이라는 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6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성교육 폐기 사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폐기된 도서는 국제인권규범과 교육현장의 주체들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하는 '포괄적 성교육'을 실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성교육 도서는 폐기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평등하고 안전한 성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자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타인의 얼굴을 성착취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범죄가 10대 사이에서 확산하며 '올바른 성교육'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어 이같은 비판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학교 재량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에서 형식적으로 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성교육, 성평등 도서 폐기 조치는 올바른 성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지환 휴먼에듀 대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강당 등에 모든 학생들을 모아놓고 형식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런 형식적 교육으로는 학생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학생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음란물에 노출돼 있는데 이같은 조치는 오히려 '적극적인 성교육'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자료로 인한 올바르지 않은 성 관념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마다 성에 대한 인식은 천차만별이다. 성교육 도서를 숨기는 것은 올바른 성교육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성교육 도서를 검열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녀에게 개방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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