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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관문 인천국제공항에 ‘APEC 경주 유치 기원’ 홍보 카트…아직도 버젓이

경주시, 1억 3000만 원으로 인천국제공항 내 카트에 유치 홍보
두 달 지난 지금도 경주시 유치 기원 카트 활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 대표 정치인 이학재 전 국회의원

 

“세계 최고의 접근성을 가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이 APEC 정상회의를 치를 수 있는 최적지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통한다. 이를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강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인천은 경주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정치적인 결정이었다’, ‘인천지역 정치권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등 이런 저런 이유가 나왔다.

 

그렇게 아쉬운 APEC 정상회의 경주시 유치 결정이 난 지 두 달이나 지났다.

 

하지만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희망합니다’라는 홍보물이 붙은 카트가 여전히 인천국제공항을 오가고 있다.

 

경주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광고대행 업체에 1억 3640만 원을 들여 제1여객터미널 330대·제2여객터미널 200대 등 530대의 카트에 홍보물을 붙였다. 계약 기간은 올해 1월 5일~4월 30일까지였다.

 

하지만 5일 인천국제공항에는 경주시의 유치 홍보 카트가 이용객들의 짐을 가득 실은 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를 보는 인천시민들은 씁쓸할 뿐이다.

 

인천시민들은 ‘인천과 경쟁 도시인 경주시 홍보 카트를 인천국제공항에서 봐야 하냐. 유치 선정이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인천국제공항에서 활보하고 있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천시민 A씨는 “인천국제공항은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이용객들이 붐비는 곳이다”며 “아무리 돈도 좋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경쟁 도시인 경주시 유치를 희망한다는 홍보 카트를 운영하게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민 B씨는 “인천지역 정치권이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남의 일인 듯 무심한 인천지역 정치인들을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며 “경주시가 더 많은 돈을 줬다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경주시 유치를 희망하는 대형 현수막까지 내걸었을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국제공사 사장은 인천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이학재 사장은 인천시 서구청장을 두 번이나, 인천 서구지역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지냈다. 또 인천의 발전을 이끌겠다며 인천시장에 두 번이나 도전했던 인물이다.

 

경주시 유치 기원 홍보 카트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인천시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이에 이 사장은 “인천국제공항 광고대행 업체가 카트 광고를 운영한다. 입찰에 의해서 광고를 하는데 다음 광고가 없다보니 계속 붙어있었던 모양이다”며 “행사 자체가 이제 끝났기 때문에 이건 정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업체에 시의적절하지가 않다는 의견을 좀 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도 제1여객터미널 카트 800대에 홍보물을 붙였다. 계약 기간(지난해 9월 18일~10월 18일까지)이 짧아 예산은 7700만 원이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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