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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화를 통해 한일 관계에 이바지 했으면”… '냉정과 열정 사이' 요시마타 료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서 '2024 제천음악영화상' 수상
일지매, 푸른바다의 전설 OST 작업하는 등 한국과 인연
40년 전 조용필과 미국 공연도…"문화 통해 한일 관계에 이바지 하길 기대"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준세이’와 ‘아오이’의 10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냉정과 열정 사이’. 극의 OST 'The Whole Nine Yards', 'Between Calm And Passion', 'History'를 작곡하며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은 작곡가 요시마타료가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2024 제천음악영화상’을 수상했다. 7일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요시마타 료: 토크콘서트'로 피아노 연주를 앞둔 요시마타 료를 만났다.

 

요시마타 료는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이 요시마타 료씨의 음악이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얘길 해도 와 닿지 않았는데, 이번 ‘2024 제천음악영화상’을 받게 되니 한국분들이 저의 음악에 대해 잘 아시고 사랑해주시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매우 행복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나라 드라마 ‘일지매’(08), ‘푸른바다의 전설’(16)등의 OST를 작곡하기도 한 그는 ‘푸른바다의 전설’ 작업 당시에 박지은 작가가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 작품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 줄 때 곡을 쓰는 입장에서도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요시마타 료는 “요새 자주 듣는 얘기는 누구와 협업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인데, 제 경험상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함께 한다기보다는 상대가 제 음악을 좋아해서 함께 하고 싶다고 할 때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시마타 료는 최근 ‘사랑의 불시착’을 시작으로 매일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 일본 드라마가 10화에서 끝나는 것에 반해 한국 드라마는 긴 것은 20화, 30화를 넘어간다. 그 중 등장인물들을 아주 섬세하고 상세하게 그리는 부분들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요시마타 료는 “서스펜스, 코미디, 멜로 장르에 구분 없이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사랑의 불시착’이 아닌가 싶다”며 “이 작품 자체가 일본에서도 워낙 크게 히트를 했었고, 함께 작업했었던 박지은 작가님의 작품이기도 하다. 모르고 봤는데 한국 드라마가 이렇게 재밌구나를 생각하게 된 작품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아티스트는 BTS다. 일본에선 아직 그런 인물이 나오지 않았지만, 아시아인들도 그래미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요시마타 료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BTS 경우도 있듯이, 한국은 국가 차원에서 ‘우리가 세계로 나가자’ 이런 힘을 느끼는데, 일본 같은 경우는 해외에 나가고 싶으면 ‘당신 애 쓰세요’라고 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개인적으로 열심히 해라’라는 느낌이라면 한국은 그 열정이 다른 것 같다. 세계로 나아고자 하는 그런 활력이나 파워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럽다고만 표현할 것이 아니라 이런 나라 분들이 제 음악을 아주 좋아해 주시다보니까 어떻게 보면 제 입장에서는 아주 큰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요시마타 료가 생각하는 일본과 한국의 영화음악의 차이점은 코미디 신의 음악이다. 음악적인 부분에서 비등한 두 나라의 영화 음악은 할리우드 영화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지만 코미디 신에 입히는 음악은 전혀 다르다. 한국가 일본의 유머 코드나 웃음에 대한 정서가 다른 까닭이다.

 

이런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요시마타 료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손을 잡고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희망한다. 40년 전 조용필과의 미국 공연을 시작으로 한일 문화 교류가 출발했고, 최근에는 한일 배우들이 서로의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문화를 통해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이바지 하겠다는 다짐이다.

 

요시마타 료는 “당연히 과거사도 있고, 그 과거의 역사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제가 한국 드라마를 되게 좋아하는 것도 있고 일본 사람들도 BTS의 음악에 열광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연세가 80정도 되신 동화약품 회장이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나 당신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한일 관계도 문화를 통해서 개선되도록 애써줬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이 너무나도 기뻤다”며 “그래서 미력하지만 문화를 통해 한일관계 개선에 이바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거장의 반열에 오른 요시마타 료에게 음악적으로 힘든 순간은 없었다. 음악을 의뢰하는 사람이 명확하게 주문을 한다면 막힘없이 곡을 만들 수 있고 지금도 대체로 하루에 한 곡 정도는 반드시 나온다고 설명했다.

 

요시마타 료는 “작업을 하면서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 다만 스트레스를 살면서 몇 번 받아본 적이 있다”며 ‘일본의 음악을 만들어달라’와 같은 막연한 주문을 하시는 분들, NHK드라마 ‘아츠히메의 일생을 그려달라’와 같은 구체적인 것이 없는 상황에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음악의 생명이 ‘멜로디’라고 말하는 요시마타 료는 사람들의 인상에 남을 만한 좋은 멜로디의 곡을 쓰고자 항상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마타 료는 "멜로디를 항상 신경쓰기 때문에 평상시에 즐겨듣는 음악도 사운드 트랙 계열의 OST이고, 좋아하는 분도 엔니오 모리꼬네다"며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을 들으며 힐링을 하고 있으며 스스로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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