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① 부일장학회 강제 헌납, 경향신문 강제매각 ② 동백림 유학생 간첩단사건 ③ 인혁당ㆍ민청학련사건 ④ 김대중 납치사건 ⑤ 김형욱 전 중정부장 실종 ⑥ KAL 858기 폭파사건 ⑦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 등 7건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 발표했다.
정권별로 보면 박정희 정권 때 사건이 5건, 전두환 정권 때 1건, 노태우 정권 때 1건이다. 당시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죽고,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생존해 있다. 이번 조사는 민관이 합동으로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오충일 과거사위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지, 누구도 정죄(定罪)하고 싶지 않다”며 진실 규명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따낸 그렇다. 오래되기는 43년 전, 가깝게는 13년 전 사이에 일어난 7건의 사건들은 당시 정권에 의해 조사를 마쳤고, 이미 형집행 또는 사면 복권된 기제사건이기 때문에 이중 처벌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건을 재조사하는 까닭은 당시의 조사가 정치ㆍ정략에 의해 조작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는 탓할 수 없고, 오히려 바른 선택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번 과거사 조사가 정치ㆍ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일없이 오직 진실 규명만을 위해 이루어질 수 있을까에 있다. 특히 박정희 정권 때 일어난 5건의 사건들 가운데 일부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 생명과 불가분의 연관이 있어서, 조사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이 일 소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우려는 과거사 조사가 일단 ‘처리’한 과거사를 재조사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한번의 재조사는 또 다른 ‘재조사’를 낳게 될 것이고, 심한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거 재조사가 없으란 보장이 없다. 결국 진상규명이란 이름으로 재조사를 거듭하다 보면 우리 역사는 불신과 의혹의 역사로 퇴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국자 말에 따르면 미취합된 의혹사건이 90건에 달하고, 예비조사가 완료된 것이 30건이나 된다고 한다. 거듭 말하지만 진실을 밝히자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미래 의식이 턱없이 미약해 보이는 것은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