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 소속의 사회 원로 70여 명이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며 국민 앞에 사과했다. 검은 돈과 향응의 유혹에 홀려 시험문제를 빼돌리고 답안을 대신 써준 못난 교사의 파렴치 행위가 자신들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라며 스스로 매질한 것이다.
그들은 누가 뭐래도 덕망과 지식을 갖춘 지도자들이다. 그러나 천지는 그들에게 스승만큼 훌륭한 제자들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나는 것이 이인로(李仁老)가 파한집(破閑集)에서 설파한 다음의 글이다.
“천지는 만물에 있어 좋은 것만 다 가질 수는 없게 하였다. 때문에 뿔이 있는 놈은 이빨이 없고, 날개가 있으면 다리가 두 개 뿐이다. 이름난 꽃은 열매가 없고, 채색 구름은 쉬 흩어진다. 사람에 이르러서도 또한 그러하다. 기특한 재주와 빼어난 기예로 뛰어나게 되면 공명이 떠나가 함께 하지 않는 이치가 그러하다.”
따낸 그렇지 않은가. 소는 우람한 두 개의 뿔이 있지만 윗니가 없다. 뱀은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뿔이 없다. 예쁜 꽃치고 변변한 열매를 못가진다. 날개 달린 새짐승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지만 다리가 둘 뿐이라 늘 불안하다. 저녁 노을은 아름답지만 자취도 없이 금새 사라진다. 좋은 노래도 오래 들으면 싫증이 나고, 맛있는 음식도 여러 끼 먹으면 식상(食傷)하게 마련이다.
뛰어난 재주와 부귀영화를 다 누린다해도 공명이 함께 하는 경우란 드물다. 따라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누리려 해서는 안된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마저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손에 든 것을 놓아야 새 것을 가질 수 있는 법인데 인간은 좀처럼 행하지 못한다.
교사 같지 않은 교사 때문에 교권의 권위가 형편없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문제다. 교사 불신은 학교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교육은 설 땅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망하면 인간도 망한다. 인간은 똑똑한 바보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