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부터 입시 위주 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학생까지 각각의 이유로 '대안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업중단예방 집중지원학교와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대안교육기관을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도교육청의 대안교육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과거 화성의 작은 마을이었던 두레마을에 김진홍 목사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기독교 학교이자 대안학교인 두레자연고를 설립했다.
이로부터 시작된 두레자연고는 학생들이 결과 중심적인 경쟁과 성적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부터 운영되고 있다.
두레자연고는 학생들이 단순히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인성·체험 중심 교육과정으로 배우는 '우리' 수용법
두레자연고는 인성교육과 체험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빨래부터 청소까지 자신의 삶을 가꿔나가기 위한 모든 일을 스스로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정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타인에 대한 배려, 나와 다른 타인을 수용하는 경험을 겪는다.
'우리 땅 밟기'와 해외이동수업 등 학생들이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지식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교육도 진행된다.
교과서로 배웠던 내용들을 현장체험학습을 통해 체득하는 '1박 2일 교과기행', 나를 넘어서고 남을 배려하며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는 '3박 4일 우리 땅 밟기', 학생주도형 교과융합프로그램인 10박 11일의 해외이동수업, 학년별 어울림프로그램인 '1박 2일 테마여행'까지 다양한 숙박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학생들의 '학업중단' 막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두레자연고의 학업중단 예방 프로그램은 학교에 있는 시간이 행복해야 학업중단이 줄어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학업중단을 원하는 학생들은 담임교사, 상담교사 외에도 교장, 학생부장교사 등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해외이동수업을 다녀오면 쌓은 추억과 함께 학교 적응력이 높아져 학업중단을 생각하지 않게 되는 학생들도 있다.
두레자연고는 학생들이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또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학업 중단을 쉽게 결정하지 않도록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제동행 프로그램'은 두레자연고의 학업중단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사제동행 프로그램은 학교 적응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사와 학생이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대부분 교사와 학생 1:1로 진행되지만 종종 힘든 학생을 도와주는 친구도 함께하기 위해 1:3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은 문화체험, 원데이클래스, 진로체험, 목욕, 홈스테이 등 다채롭게 진행한다.

두레자연고에서는 사제동행 프로그램 일환으로 교내 생태공원에 '트리 하우스'를 만들기도 했다. 학교생활이 힘들어 학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김모 군을 위해 미술교사가 나섰다.
트리 하우스가 완성된 후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던 김모 군은 그곳에서 '쉼'을 얻을 수 있었고, 김모 군 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트리 하우스를 찾아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현재 학교생활에 적응해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모 군은 기술을 살려 폴리텍 대학으로 진학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 캠핑 상담으로 서로 격려하며 용기얻는 많은 학생들
이렇게 만들어진 트리 하우스는 또래상담부에서 캠핑상담을 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바로 '두레별밤 프로그램'이다.
우선 또래상담부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다른 학생들을 섞어 그룹을 만든다. 오후 10시 트리 하우스에서 다시 모인 학생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따뜻한 화로에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기도 하는 등 간식을 나누며 대화를 시작한다.
두레별밤 프로그램의 특징은 대화가 '질문카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질문카드를 사용해 대화의 흐름이 진지하고 무게감 있게 흘러갈 수 있게 한다.
또래상담부 학생들은 구조화된 진행방식으로 생산적인 대화를 이끌어나간다. 질문카드를 무작위로 뽑아서 대답하고, 내가 뽑은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며 나와 똑같은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다. 이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 모두가 참여하기에 소외받는 학생은 없다. 주고받는 대화 속 또래 학생들의 공감과 격려는 모두에게 따뜻한 응원이 된다.

두레별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 시간이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학생은 "게임중독인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너무 좋다. 친구가 있었으면 게임을 이렇게 많이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친구관계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친구를 사귈 기회가 되고, 마음이 지친 학생들에게는 쉼이 되는 두레별밤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 해외이동수업으로 학생 주도적인 프로젝트 진행 중
해외이동수업은 두레자연고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다.
우선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영화를 따라 걷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 등 특색있는 프로젝트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이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 설명회도 진행한다.
이후 프로젝트의 창의성, 추진계획, 실현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6개의 제안서를 선정한 뒤 프로젝트별 7명 내외의 팀원을 모집한다.
구성된 팀원들은 사전교육, 이동수업, 사후교육까지 테마에 맞는 교육활동을 구상하고 실행한다. 전교육평가회 1회, 사후교육 평가회 1회를 통해 조별 프로젝트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도 갖는다.
실제 '요리'를 주제로 했던 한 조의 경우 사전교육 시 공유주방을 빌려 유럽과 관련된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고 그 과정을 영상을 기록했다. 유럽의 다양한 요리도 사전조사했다.
해당 학생들은 해외이동수업을 통해 현지에서 다양한 요리를 맛보고 일지에 기록한 뒤 지를 바탕으로 요리의 레시피, 플레이팅, 요리과학의 원리를 스크랩북으로 제작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또 공공외교를 주제로 해외이동수업과 영어교과 프로젝트 수업을 연계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사전교육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을 방문해 공공외교에 대한 이해를 높인 뒤 이를 바탕으로 조별로 공공외교를 실천할 방법을 계획하고, 해외이동수업을 통해 현지에서 실행에 옮긴다.

◇ 학생과 교사 '라포 형성'하며 진정성 있는 교육 실시
연구특성화부장 송진경 교사와 박소라 전문상담교사는 두레자연고에서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대안학교의 핵심은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대안적인 삶을 살아내는 교육을 실시하는 교사의 마음과 의지, 태도에 있다"며 "학생들은 교사의 진정성이 없는 교육을 바로 알아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을 향한 교사의 진심은 어른들에게 상처받아 마음 문이 굳게 다친 학생들에게도 결국은 통한다. 학생들은 맞는 말, 옳은 말을 듣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고 부연했다.
그만큼 학생과 교사의 '라포'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개인의 특성에 맞게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대입에도 연계돼 그 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학생들의 노력과 성과,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두레자연교는 대입이 목표가 아닌 학생들이 학생들이 삶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대안교육을 지속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흔들림없이 운영하겠다"며 단단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