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다.
신세계그룹은 30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하고,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신세계 회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이번 계열 분리 결정은 지난 20여 년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진행해왔던 계열사 정리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 2011년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겨 '남매 경영'을 하도록 했다. 이 총괄회장은 지금까지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씩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이마트의 주요 계열사는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리조트 등이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며 신세계디에프(면세점)와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계열사 분리 이후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은 각각 유통 산업 내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먼저 이마트 부문은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겨냥하며 다양한 사업적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과 뷰티, 면세와 아울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후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이 71조 원을 넘어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일궜다. 또 올해는 백화점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같은 날 2025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내정됐다.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이다. 앞으로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정 신임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이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동생이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방침이다.
먼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채양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으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신세계그룹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