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들어 불어난 경기지역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규모가 평소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규제보다 앞서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짐에 따라 '고금리 막차'를 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예·적금도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2024년 8월 중 경기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경기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4조 2196억 원 늘었다. 잔액은 674조 7610억 원으로 전국의 21.5%다.
경기지역 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4월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5월 2조 3312억 원 ▲6월 2조 5124억 원 ▲7월 2조 8042억 원 등 매월 2조 원대를 기록했던 증가 폭은 8월 들어 4조 원대로 훌쩍 뛰었다.
여신 증가세는 가계대출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8월 경기지역의 가계대출은 2조 5959억 원 늘었는데, 이는 전월(1조 3298억 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976억 원 감소했으나,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2조 7935억 원 늘었다.
8월 들어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은 전월(1조 5709억 원)보다 60% 증가한 2조 51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2410억 원 감소했던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830억 원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달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도입됨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이에 앞서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8월 들어 전국적으로 주담대을 비롯한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늘어난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9조 3000억 원에 이른다.
기업대출 또한 1조 5428억 원 늘어나며 전월(1조 4756억 원)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잔액은 365조 7045억 원이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1조 6106억 원 늘었으나, 비은행금융기관은 588억 원 줄며 감소로 전환했다.
대기업대출의 경우 시설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4809억 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1조 619억 원)의 경우 은행의 영업 및 시설자금 수요 확대로 전월(7284억 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의 수신은 5조 6146억 원 늘어나며 증가로 전환했다. 잔액은 651조 1883억 원으로 전국의 12.7%다.
전월 4조 5218억 원 줄었던 예금은행의 수신이 3조 8916억 원 불어난 영향이다. 지자체 자금이 유입되면서 요구불예금이 1조 227억 원 증가했고, 은행권의 예금 유치 필요성 및 예금금리 고점 인식으로 저축성예금도 2조 7366억 원이나 증가했다. 시장성수신 또한 1322억 원 늘증가로 전환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 또한 1조 7230억 원 늘어나면서 전월(2조 3609억 원)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자산운용사(7566억 원) 및 신탁사(7895억 원), 신협(1591억 원)의 수신 증가세가 이어졌고, 전월 945억 원 감소했던 상호금융의 수신이 3919억 원 늘며 증가로 전환한 영향이다. 다만 새마을금고의 수신은 3842억 원 줄며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고 상호저축은행(-885억 원)의 감소세도 계속됐다.
신용보증기관 신용보증의 경우 8월 들어 263억 원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잔액은 29조 6840억 원으로 집계됐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