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금 가격은 물론 거래대금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킬로그램(kg) 종목의 가격은 1그램(g)당 12만 759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보다 47% 상승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과 안전자산 투자 심리 과열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거래소에는 금 1kg과 100g 등 두 종목이 상장돼 1g당 거래할 수 있다. 지난달 23일 1kg 종목이 g당 13만 50원, 100g 종목은 g당 13만 3050원으로 각각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거래대금은 1조 9634억 원으로 지난해 거래대금(1조 1286억 원)보다 74% 늘었다. 10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32억 원으로 올해 1월 대비 344% 급증했다. 10월 23일 501억 원의 역대 최대 거래대금 기록도 나왔다.
같은 기간 총거래량은 18톤(t)을 넘어서며 지난해(14톤)보다 33% 늘었다. 총거래량은 지난 9월 이미 전년 거래량을 초과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187kg으로, 1월 대비 211%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히 4월, 10월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금 투자가 증가하면서 일평균 거래량이 각각 전월보다 74kg에서 130kg, 89kg에서 187kg으로 두 배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요의 대부분은 ‘개인’이다. 올해 금 투자자별로 구분해 보면, 개인(43%)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기관(37%) 및 실물사업자(19%) 순으로 파악됐다. 개인들의 금 거래 계좌 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해 120만 개를 돌파했다.
거래소는 중동 갈등 고조, 우크라이나 장기 전쟁 등으로 지속적인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한 점이 금 가격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달러 하락에 대비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에 대한 투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각국의 중앙은행은 290톤이라는 1분기 기록적인 금 매입 이후에도 잠재적인 금융 불안을 우려하며 금 순매수를 유지했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은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 환경에서 최고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