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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해제, 악재인가 호재인가"...부동산 시장 혼란 야기

해제된 34곳 중 3곳만 입주 완료
 67.6%가 입주까지 8년 이상 걸려
‘하세월’ 토지보상에 착공도 지연
 교통 체증•인프라 부족 문제 우려
 재건축 동력 약화…주민 불안감↑
 전문가, 정부 정책 실효성 ‘의문‘

 

정부가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대규모 신규 택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실제 입주까지는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잇따르면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민주·충남 천안시갑)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동안 해제된 전국 그린벨트 34곳 가운데 입주가 완료된 곳은 세 곳에 불과하다.

 

해당 지역 세 곳은 ▲지난 2020년 8월 입주한 의왕고천지구(2016년 해제) ▲지난해 2월 입주한 서울 수서 공공주택지구(2018년 해제) ▲지난해 10월 입주한 인천 가정2 공공주택 등이다.

각 지구별 공공주택지구 지정부터 입주까지 소요(예정)시간은 각각 ▲5년 2곳 ▲6년 3곳 ▲7년 6곳 ▲8년 5곳 ▲9년 13곳 ▲10년 이상 5곳 등으로 조사됐다. 전체의 67.6%(23곳)는 주택지구 지정부터 입주까지 8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도 김포시 김포고촌2 공공주택과 군포시 대야미 공공주택은 지난 2019년 10월과 12월 그린벨트가 해제됐지만 아직도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고 입주 예정일은 2027년으로 밀렸다. 이대로 입주 예정 시점이 맞아 떨어져도 역시 12년이 걸린다.

지난 2019년 12월 각각 그린벨트가 해제된 남양주진접2 및 구리갈매역세권 역시 공공주택지구 지정(2018년 7월) 이후 6년 넘게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역시 2027년으로 입주 시점이 바뀌었다.

이미 입주를 마친 세곳을 제외하면 착공에 돌입한 곳은 아홉 곳에 불과했다. 이는 그린벨트 해제 구역이 대체로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기 전 토지보상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 착공 이후 입주까지는 통상 3~4년의 시간이 걸려 착공 시점이 밀리면 입주 시점도 더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는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고양·의왕·의정부 등에 있는 그린벨트 네 곳을 풀어 5만 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세웠지만 업계에서는 토지 보상 지연 등 변수를 감안하면 시간이 더 밀릴 것으로 본다. 통상 지구 지정과 보상 등 절차로 인해 8~10년 뒤에나 입주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초 서리풀지구는 서울 중심부와 경기 남부 분당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어, 대규모 주택이 들어설 경우 경기 남부 지역의 교통체증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서리풀지구에 인근 신분당선 추가역을 검토해 교통난을 해소하려 하고 있지만, 추가역 설치 또한 예산과 주민 의견 수렴 등 다수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장기간 소요될 전망이다. 분당과 판교 주민들 사이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 정체가 더 심해질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통뿐만 아니라 인프라 부족 문제도 우려의 대상이다. 이번에 지정된 고양, 의왕, 의정부 등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은 기존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아, 신규 주택 공급 이후 지역 내 편의시설이나 공공시설 부족으로 인한 불편이 예상된다. 주택이 추가로 공급되면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학교나 병원, 상업시설 등의 부족이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시의 고양대곡·고양창릉·고양장항·고양탄현 등지에서는 향후 6만 가구 이상의 신규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일부 지역은 이미 택지로 개발 중에 있으며, 그린벨트 해제와 맞물려 일산 주민들의 재건축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산 1기 신도시의 주민들은 재건축을 통해 낡은 아파트 단지를 개선하고 주거 환경을 향상하려 하고 있으나, 고양시가 다른 1기 신도시보다 낮은 용적률을 제시하면서 사업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 달라며 지자체와 대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산 지역의 재건축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린벨트를 해제해 단기간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교통 대책과 인프라 구축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개발이 진행될 경우 지역 주민들에게 오히려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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