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원 한국산업안전공단 수원지도원 원장
1> 지난해 12월 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인한 자연재해로 16만 5천여명이 사망하고 50여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2> 새해초 서울지하철에서는 불붙은 전동차가 수 백명의 출근길 승객을 태우고 달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2년전 수백명의 고귀한 인명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3> 2005년 1월 경기도 한 중소기업에서 LCD제품의 세척작업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 5명이 노말헥산 중독으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해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노말헥산 중독사건은 고국으로 돌아간 근로자를 데려오고, 태국의 노동부장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자국 근로자의 안전보건대책을 세워줄 것을 호소하는 장면이 세계의 뉴스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한두 달 사이에 겪었던 일 들이다.
우리는 7-80년대 성장개발시대를 살면서 ‘속도’를 미덕으로 여겨왔다. 국가와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도 절차와 원칙을 지키기 보다는 ‘빨리빨리’,‘대충대충’,‘적당히’ 하는 인식이 생활속에서 깊은 뿌리를 내렸다. 이러한 결과 다리와 백화점이 무너지고 지하철이 불타는 등의 안전사고로 영문도 모르는 등교길 학생과 수많은 시민들이 고귀한 목숨을 잃어야 했다. 또한 일터에서는 매일 8명이 사망하고 26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로인한 경제적 손실만도 12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천문학적인 손실은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1.8%에 달하는 규모로 인천국제공항을 2개나 지을 수 있으며, 연봉 2천만원을 받는 근로자 62만명을 신규로 고용할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러한 안전 환경속에서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경기동남부지역은 2004년 10월 현재 6천800여명의 근로자가 재해를 입었으며, 174명이 사망했다. 특히 경기동남부지역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혼재되어 있어 협착(감김, 끼임), 추락, 낙하 등 재래형 재해와 단순반복작업 및 중량물취급에 의한 근골격계질환, 유해인자에 의한 직업병 및 뇌.심혈관계 질환 등 작업 관련성 질환의 다양한 재해발생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는 재래형 재해가 빈발하고 있는 50인 미만 제조업체의 작업환경을 개선하여 안전하고 깨끗한 일터로 만들기 위해 ‘clean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안전시설과 작업환경의 개선을 원하는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체당 3천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하는 clean사업은 해당사업장의 재해예방은 물론 생산성 향상과 구인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공단에서는 최근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근골격계질환의 예방을 위해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이 질환의 예방을 위한 자금을 소요비용의 50% 범위 내에서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건설현장의 근원적인 안전성확보를 위해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와 근로자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규모별, 특성별 눈높이 교육 등 종합적인 안전보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일터에서나 생활속에서 ‘안전’의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가장 안전한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인식아래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최근 경기동남부지역의 기업에서도 ‘생산제일주의에서 안전제일주의’로 점차 바뀌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우리사회와 기업의 움직임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05년 소비키워드 전망’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테마로는 Safety(안전), Single(싱글), Self-satisfaction(자기만족) 등 3S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안전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로 추앙받는 피터 드러커는 현대기업경영의 기본원리가 ‘이윤을 최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손실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문제를 손실관리차원으로 인식하여 생산, 품질, 위험관리와 상호 연계하여 기업경영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자동차나 비행기를 발명하면서 ‘사고’를 함께 발명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계기구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각종 문명의 이기는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위험’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안전한 사회에서 건강한 직장인으로, 행복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노력에 달렸다. 우리 모두가 가정에서, 일터에서 안전의식을 확립하여 수칙을 준수하고 안전에 대한 투자를 확립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을 만들 수 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는 안전선진국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