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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말 표기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어느 한 공장을 시찰하다 부식물(반찬) 가격표에 ‘한 사라에 얼마’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사라라는 말은 일본말이므로 접시라고 고쳐 써야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따낸 그렇다. 해방된지 60년이 지났는데도 부적절한 일본말을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김위원장이 지적했다는 ‘사라’는 접시인데 식당에선 종업원 뿐아니라 손님들 까지도 예사로 쓰고 있다. 소독저 또는 나무 젓가락을 ‘와리바시’, 단무지라 하면 될 것을 굳이 ‘다꾸앙’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찻잔이라고 하면 될 것을 ‘곱뿌’라고 하는데 이는 일본식 발음의 컵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히 넣을 때 ‘잇빠이’넣으라 하고, 술잔에 술을 가득히 따를 때도 ‘잇빠이’ 따르라고 한다.
학생 뿐아니라 청·장년들이 대화할 때 차라리 또는 깨끗이라고 하는 우리 말이 있는데도 ‘앗싸리’라고 말한다. 뜻이 뭐냐고 물으면 우물쭈물한다.
공사 현장에서도 일본말 찌꺼기는 남아있다. 천장을 ‘덴죠’라 하고, 지붕을 ‘야네’, 한치 닷분 각재(角材)를 ‘승고가꾸’라 하며 인조 대리석을 깐 바닥을 ‘도끼다시’, 일꾼들의 밥을 지어주는 밥집을 ‘한바(飯場)’, 발판을 ‘아시바’, 페인트를 ‘뺀기’라고 일본식 영어를 쓴다. 봉제공장에서 조수를 ‘시다’, 끝마무리를 ‘시아게’라고 한다. ‘시다’는 아래라는 뜻이니 모욕적 언사가 된다. 노인들은 더 가관이다. ‘사루마타’(팬티)에 ‘쯔봉’(바지) 입고 ‘우와기’(웃저고리) 걸친 후 ‘메가네’(안경)낀 뒤 ‘도리우찌’(편의 모자) 쓰고 바깥 나들이를 한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있다고 해서 일본 말을 쓰지 말라는 것은 잘못이다. 써야할 때는 써야하지만 쓰지 않아도 될 때 굳이 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별뜻없이 쓴 언어 습관이 식민지 잔재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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