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부, 정치권, 재계, 시민사회 대표 등 40명이 부패 척결을 근간으로 하는 ‘투명사회협약’을 맺었다. 우리 사회의 구성 요소라 할 수 있는 4개 분야 대표의 합의로 협약을 맺기는 건국 이래 처음이다. 협약의 골자는 크게 4가지다. 불법정치자금 국고 환수,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기업회계의 투명성 확보와 내부 고발자보호제도, 주민소환제와 시민옴부즈맨 제도 확대 등이다. 협약 내용만 놓고 보면 부패사회를 없앨 수 있는 처방이 두루 구색을 갖추고 있다.
불법정치자금은 국가와 국민을 한꺼번에 썩게하는 부패 원조였다. 상자나 트렁크도 모자라 차떼기로 실어 날랐으니 정치가 바로 될 리 없고,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리 없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 가운데 하나인 사면권의 남용은 법의 권위와 잣대를 무력 무색하게 만들었다. 회계 분식은 비자금 조성과 탈세를 조장하고 마침내는 속여 먹는 것을 당연하게 만들었다. 결국 골탕먹은 것은 국민 뿐이다. 그래서 이번 협약에 끼어 넣은 것이 주민소환제와 시민옴부즈맨 제도다. 두루마리 협약서에 40명의 대표가 서명하고, 실천을 다짐한 것은 부패 척결 의지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문제는 서명만으로 모든 부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협약은 있으나마나 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부패를 지능화하고 보다 심화시키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어렵사리 이뤄낸 협약에 대해 의문부터 가지는 것은 예의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약속을 지킨 역사보다 지키지 않은 역사가 너무 많다. 그래서 선뜻 믿겨지지가 않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인사말에서 “부패에 관해선 큰 소리치기 어렵다”고 했다. 솔직한 말이다. 정치인치고 불법선거자금에 손 안댄 사람이 없고, 기업가치고 뒷돈 안챙긴 사람이 없을 것이고, 공직자치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국민 또한 당당할 수 없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 모두는 부패에 연루되었거나 경험자 일 수 있다.
때문에 더 이상 부패와는 상종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협약은 투명사회 만들기 다짐에 불과하다. 법률적 제약도 없고, 안지켰다고 해서 처벌 받는 것도 아니다. 이벤트로 끝날 수도 있다. 하나 그래서는 안된다. 약속 문화 정착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