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새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 국가로 일본을 선택하며 ‘K컬처 확산’을 발판으로 한 글로벌 도약의 포문을 열었다.
9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를 방문해 그룹의 일본 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현지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번 일정에는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석준 미래경영연구원장, 윤상현 CJ ENM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일본지역본부를 찾아 “최근 일본에서 다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K컬처가 글로벌로 확산될 결정적인 기회”라며 “비비고와 콘텐츠 등 이미 준비된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세계 시장으로 수요를 확대하고,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최근 식품, 뷰티, 패션 등 전반에 걸쳐 ‘K-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2030 세대가 있다. CJ그룹은 올리브영, CJ ENM 등을 앞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리브영의 일본 진출 가능성을 점검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로컬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이번 방문 기간 중 이 회장은 TBS홀딩스 사사키 다카시 회장, 아베 류지로 사장 등 TBS 경영진과 만나 양사 간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또 이토추상사 오카후지 마사히로 회장,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이마이 세이지 회장, 카토 마사히코 은행장과도 회동하며 사업 협력과 신성장 동력 발굴 방안을 논의했다.
도쿄대 호시 다케오 교수 등 일본 경제·문화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도 열었다. 이 회장은 “한일 양국의 문화콘텐츠 협력을 넘어 일본의 장기 저성장과 MZ세대 소비 변화 등 거시적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현재 일본에서 식품,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와 김밥 등 간편식 제품을 일본 시장에서 적극 육성 중이다. CJ ENM은 일본 합작법인 ‘라포네’를 통해 JO1, INI 등의 현지 K팝 아이돌을 키워내며 ‘K팝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CON, MAMA AWARDS 등 글로벌 팬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대형 이벤트도 지속 중이다. 올리브영은 일본과 미국을 글로벌 전략 국가로 지정하고,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와 글로벌몰 인지도를 강화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일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트렌드를 직접 파악하고 글로벌 진출 현황을 점검하는 취지”라며 “국내외 현장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고 글로벌 영토 확장 가속화를 위해 대내외 소통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