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슈팅 장르 신작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기존 MMORPG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를 꾀하고, PC·콘솔 게임 이용자가 많은 서구권 시장을 정조준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NHN,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위메이드 자회사 등 주요 개발사들이 잇달아 슈팅 기반 신작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슈팅 장르의 인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전략적 행보에 나선 것이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관 데이터리포털(DataReportal)과 글로벌웹인덱스(Global Web Index)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기준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게임 장르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슈팅’으로 나타났다.
16~24세 이용자 중 63.2%가 슈팅 장르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25~34세(57.7%), 35~44세(51.4%), 45~54세(40.4%), 55~64세(30.5%)에서도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슈팅 장르의 글로벌 파급력이 명확히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MMORPG 명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3인칭 슈팅(TPS) 게임 'LLL'을 개발 중이다. SF 세계관에 기반한 오픈월드 방식으로, 10세기 비잔티움 제국부터 현재 서울 코엑스, 23세기 미래의 지구까지 아우르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기존 MMORPG 요소를 슈팅 장르에 융합해 차별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NHN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다키스트 데이즈' 역시 슈팅 RPG다.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탐험에 슈팅 요소를 결합해 오픈월드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는 24일 글로벌 오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NHN에 따르면 다키스트 데이즈는 개발부터 출시까지 약 5년 이상 공을 들인 프로젝트로, 카운터스트라이크 좀비모드를 만들었던 인력들이 모여 개발 중인 신작이다. 앞서 진행한 글로벌 테스트에서 미국·중국·브라질 등지에서 5만 70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정식 출시 전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도 루트슈터 기반의 슈팅 신작 ‘프로젝트 S’를 개발 중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콘셉트에 기반한 이 게임은 라이온하트의 첫 콘솔 도전작으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위메이드 자회사 원웨이티켓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미드나잇 워커스’는 좀비 생존과 PvP·PvE 요소를 결합한 1인칭 슈팅게임(FPS)이다. 익스트랙션 슈터로 분류되는 이 작품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위메이드의 첫 탈출 슈팅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송광호 원웨이티켓스튜디오 대표는 “개발 초기부터 지난해 상반기에 진행한 프리알파테스트까지 디스코드를 통해 많은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익스트랙션 장르 본연의 경쟁요소에 초반보다 강렬해지는 긴장과 속도감 넘치는 콘텐츠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게임사들의 슈팅 신작 출시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신규 슈팅 게임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최적화'와 '차별화'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슈팅 장르 특성상 조작감과 반응 속도 등 시스템 완성도가 이용자 만족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슈팅 장르 게임을 살펴보면 슈팅에 생존을 결합해 선보이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장기간 흥행중인 FPS 게임 타이틀과의 차별화 일환으로 해석된다. 후발주자로 출시되는 슈팅 신작들은 이를 뛰어넘는 차별점이 있어야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슈팅 게임 마니아들은 타 장르 대비 게임 최적화를 중시 여기기 때문에 렉·팅김 현상 등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디테일한 조작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