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학부모 급식 당번제를 폐지한 것에 대해 학부모 급식 당번제가 운영되고 있는 경기지역 상당수 초등학교에서의 당번제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맞벌이를 하고 있는 도내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이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맞벌이를 하느라 학부모 급식 당번제에 참여하기 힘들다"며 당번제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학부모 급식 당번제는 대부분 초등학교 1~2학년의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학기초에 스스로 급식을 잘 하지 못하는 저학년들을 위해 급식때마다 1~3명의 학부모들이 직접 도우미로 나서는 제도다.
현재 도내에는 978개 초등학교가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 학교가 학급내 학부모들이 서로 번갈아가며 학부모 급식 당번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한 학부모는 "맞벌이 때문에 급식당번을 나갈수가 없어 빼달라고 했지만 학교측으로부터 1~2만원의 도우미를 쓰라는 말만 들었다"라며 "급식당번 외에 청소, 받아쓰기 채점까지 하라고 하니 직장을 가진 엄마는 너무 힘들다"며 학부모 급식 당번제 폐지를 촉구했다.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파출부도 아니고 학교가면 교사들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면서 학생처럼 시켜 너무 자존심 상한다"라며 "엄마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꾸 학교에 드나들면 당연히 촌지문제도 발생하는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안전한 급식과 깨끗한 교실환경을 위해 학부모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가 급식 당번에 참여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엄마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며 "1년 내내 하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 스스로 자율배식을 하기 전까지만 학부모 급식당번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안전과 위생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또 "일부 학교에서의 강제 급식 당번제가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안다"며 "강제성 없이 자원봉사할 학부모들만 희망자에 한해 운영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도교육청은 조만간 도내 급식 초등학교들을 대상으로 학부모 급식 당번제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여 강압적인 당번제 운영이 이뤄지지 않게 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급식 당번제의 개선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다"며 "정확한 실태조사 및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벌여 강제적인 학부모 급식 당번제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