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감염병 극복을 위해 기부한 사재 100억 원이 ‘정몽구 미래의학관’이라는 이름으로 결실을 맺었다.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에 개관한 이 연구시설은 국내 최초 민간 주도 백신개발 플랫폼으로,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17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의료원 메디사이언스파크에서 ‘정몽구 미래의학관’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의학관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개발을 위해 기부한 사재 100억 원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정 명예회장은 당시 “현대차그룹을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도움이 되기 위해 기부하게 됐다”며 “감염병을 극복하여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국내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는 전 주기 백신 개발 거점으로, 백신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생물안전센터, 유전자세포치료 연구개발센터, 정밀의학센터 등이 함께 조성됐다.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과 IVIS 광학영상시스템, 초고속 세포분석 장비,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최첨단 장비가 구축돼 있으며, 향후 전임상 연구와 후보물질 평가를 아우르는 백신 개발 인프라로 기능하게 된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고려대 의과대학 및 교우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몽구 명예회장님은 기업이 존재하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가 국민의 행복이라고 믿었고, 의료인재 양성과 소외계층 진료 등 우리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며 “명예회장님의 소중한 뜻이 ‘정몽구 미래의학관’이라는 이름으로 실현되는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대한민국의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세계 보건 위기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인류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드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재호 이사장도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백신 연구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며 “정몽구 명예회장님께서 팬데믹 극복과 국민 건강 회복에 기여해 달라는 뜻으로 큰 애정과 지원을 보여주셨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자의 숭고한 마음을 이어받아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대한민국의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백신 연구를 선도하는 무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준공식에서는 테이프 커팅과 함께 1층에 설치된 헌정명판 제막식도 진행됐다. 헌정명판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진과 함께 “질병을 극복하여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이곳 미래의학관이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새겨졌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온 국민의 전폭적인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며 “그 은혜에 보답하고 경제성장의 그늘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12년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회공헌 백서에 담긴 메시지다.
실제로 그는 대규모 사재 출연을 통해 교육, 의료,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어 왔다. 고려대 의료원 외에도 서울아산병원에 60억 원을 기부해 의료 인프라 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그의 철학을 이어받아 교육, 의료, 문화예술, 사회혁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학금 지원, 환아 의료비 및 정서지원,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지역 문화예술 축제, 임팩트 스타트업 발굴과 같은 활동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이러한 활동의 상징으로, 미래 감염병에 대응하고 백신 기술 자립화를 위한 전초기지로서 향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