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시행사 ㈜DCRE는 이른바 ‘인천시의 봉’이다.
그동안 1조 1000억 원이 넘는 기부채납·지역공헌을 한 DCRE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유정복 캠프 인사 2명을 채용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캠프에서 종교 단체 관련 일을 했던 A씨는 상임고문으로 있다. 현재 대관(對官)업무를 맡고 있다.
역시 캠프에 있던 경찰 출신 B씨는 대외협력팀에서 부장을 맡고 있다.
나무위키에 대관업무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불법인 로비(Lobby)활동이 한국형으로 변형되어진 것을 일컫는 말이다’라고 돼 있다.
이들은 결국 로비스트인 셈이다.
이들은 유정복 시장 취임 직후 DCRE에 입사해 지금까지도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연봉은 평균 7~8000만 원에 달한다.
정치권, 그것도 인천 수장의 낙하산 인사가 민간 기업에까지 연착륙한 꼴이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09년 구역 지정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제2경인고속도로가 사업 구역을 가로지르면서 소음 대책 관련 논란이 이어졌고, 소음 대책 관련 계획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나머지 분양은 미뤄졌다.
DCRE는 2020년부터 사업지와 맞닿는 제2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방음터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시(당시 박남춘 시장)는 대심도 터널로 전환해야 한다며 추진을 강행, 공사는 지지부진했다.
이후 2022년 유 시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해당 소음 논란에 대한 용역을 진행했는데 최근 사업성이 낮게 평가돼 대심도 터널 사업은 전면 취소, 다시 방음터널을 짓기로 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버린 것이다.
시 정권이 바뀌면서 계획은 수차례 변경됐지만 꾸준한 것은 있었다.
기부채납, 지역공헌이다. 인·허가권을 가진 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DCRE는 6114억 원 어치의 땅을 내놨다.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터 5만 3090㎡(감정액은 3513억 원), 창조혁신용지 2만 9752㎡(감정액 1095억 원), 경인방송부지 1만 9560㎡(감정액 440억 원), 학교용지 2곳 터 2만 7772㎡(감정액 1066억 원) 등이다.
또 1950년대 공유수면 매립시 사용한 구역 내 생활폐기물 처리비용 1061억 원, 둑배로·옹암지하차도·(가칭)학익역 1765억 원 등 지역공헌으로 2826억 원을 투입했다.
모기업인 동양제철화학(OCI)가 소유 중인 424억 원 이상의 송암미술관 및 소장품을 기부채납 했으며, 인천대공원 호수 조성 등 유원지 조성 금액으로 245억 원을 냈다.
올해 초 2000억 원의 공공기여가 추가됐다.
시는 DCRE와 지난 2월 용현·학익 1블록 내 복합문화커뮤니티 사업 시행, 미추홀구 신청사 무상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DCRE의 기부채납·지역공헌은 1조 원을 돌파(1조 1609억 원)했다.
인천에서 도시개발사업을 하면서 1조 원이 넘는 기부채납·지역공헌을 한 예는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캠프 인사가, 그것도 2명이나 도시개발사업 시행사에 낙하산 채용된 것도 마찬가지다.
DCRE 관계자는 “오전에 출근했다가 외근하고 오후 늦게 들어와 퇴근한다”며 “유 시장 취임 직후 캠프 관계자가 전임 부회장에게 요청해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