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 고가도로에서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며 승용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운전자 A씨가 숨졌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전날 오후 7시 4분쯤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며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승용차를 덮쳤다고 밝혔다.
또 40대 남성 운전자 A씨가 사고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10시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 앞에서 가까스로 멈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옹벽 콘크리트와 흙더미에 매몰된 차량이 1대인 것을 확인하고 굴착기 4대를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당시 A씨 차량은 무게 180t, 길이 40m, 높이 10m 가량 콘크리트 구조물에 눌려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작업은 굴착기가 콘크리트 파편을 걷어내고 구조대원들이 삽으로 흙을 파낸 뒤 차량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후 8시 50분쯤 구조대원들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차 안에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그를 완전히 밖으로 꺼내는데 1시간이 더 걸렸다.
소방당국은 A씨를 구조한 뒤 차량 내부 수색과 추가 매몰 차량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인명 피해는 더 이상 없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쯤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 지름 수십㎝ 규모의 도로 파임(포트홀)이 발생했다.
경찰과 오산시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수원 방향 고가도로 2개 차로를 통제했다. 다만 사고가 난 고가도로 아래 도로는 통제되지 않았다.
옹벽 붕괴 직후로는 가장교차로 도로의 차량 통행이 모두 제한된 상태다.
경찰은 오산경찰서 서장 지휘 아래 기동순찰대와 교통경찰관 등 50여 명과 순찰차 9대를 투입해 인근 도로 통행을 차단하고 구조 차량 진출입로를 확보하는 등 구조 작업을 지원했다.
이날 오산 지역에는 64㎜의 많은 비가 내렸다. 사고 직전인 오후 6∼7시 시우량은 39.5㎜를 기록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사고 현장에 방문해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번에 내린 비가 60여 ㎜ 정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사고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경찰과 협조하겠다"며 "사고 원인을 정확히 분석한 뒤 분명한 책임 소재를 따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산소방서 관계자도 이날 사고 원인에 대해 폭우 연관성을 언급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추가 사고에 대비해 안전 진단 및 복구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안규용 수습기자 ]